영 김 후보가 13일 캘리포니아주 제39선거구에서 민주당 현역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이로써 앞서 당선이 확정된 앤디 김(민주·뉴저지) 의원, ‘순자’로 알려진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주) 당선자,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공화·캘리포니아주) 당선자와 함께 모두 4명의 한인이 연방의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하원 선거에 출마한 5명 중 ‘순자·은주·영옥’이라는 친숙한 한국 이름을 가진 여성 트리오를 비롯해 한국계 4명이 연방 의회에 동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미주 한인사회 역사상 한인 여성 의원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의원 4명을 확보한 것도 이번이 최초여서 한인이 주류 정치권에서 ‘코리안 파워’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 김 당선자는 이날 50.6% 득표율을 기록해 시스네로스 의원을 1.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2018년 중간선거 2년 만에 펼쳐진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한 것이다.
⬛ 영 김(영옥) 당선자(공화, 캘리포니아 39 지역구)
인천에서 태어난 김 당선인은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금융계에서 일하다 의류 사업가로 변신했으며, 선거컨설턴트이자 한미연합회 전국회장을 지낸 남편 찰스 김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 13선을 한 친한파 에드 로이스 전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21년간 근무하며 정치적 역량을 키웠고, 한미의원연맹 일을 도우며 한국 정계에도 이름을 알렸다.
21년간 의원실 내 커뮤니티 담당 및 아시아 관련 사항 주도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2014년 그는 오렌지 카운티 북부의 본인 지역구에서 캘리포니아주 하원에 출마하여, 현직 의원을 꺾고 캘리포니아주 하원 최초 한인 공화당 여성의원으로 당선되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었던 영 김 후보는 2018년 그의 첫 번째 연방 하원 도전 당시 예비선거에서 21.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7명의 후보 중 선두에 나섰지만, 본선에서는 길 시스네로스 (Gil Cisneros, 민주) 의원이 총 51.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47,654명의 한인이 거주하는 39 지역구는 한인 밀집 지역인 풀러튼, 부에나 파크, 다이아몬드 바 등 오렌지 카운티의 대부분을 포함하며, LA 카운티와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일부도 포함한다. 2020년 3월에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영 김 후보는 48.4%를 득표하며, 현직 시스네로스 의원의 득표율 46.8%를 앞섰다.
⬛미셸 스틸 (은주Michelle Eunjoo Park Steel) 당선자(공화, 캘리포니아 48 지역구)
서울 출생인 스틸 당선인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인 정치력 신장에 기여하고자 정치에 입문했으며,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선거 등 모두 5차례 선거에서 연승해 한인사회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통한다.
미셸 스틸은 현재 오렌지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의 의장이며 캘리포니아 48 지역구에 연방 하원 후보로 현직 민주당 할리 루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
2014년 오렌지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당선되었고, 2017년 위원회의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또한 이 위원회에 당선된 최초의 한인이다. 2019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아시아 및 태평양계 미국인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공동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스틸 후보는 2015년부터 오렌지 카운티 교통청 (Orange County Transportation Authority)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동시에, 한인 공화당 위원회 및 캘리포니아 내 다수의 단체에서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오렌지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당선되기 전에는 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 (California State Board of Equalization)에 2006년 당선되어 2015년까지 활동했다.
2011년에는 조세형평국의 부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1981년 그는 캘리포니아 공화당 위원회 전 위원장이자 현재 공화당 전국위원인 숀 스틸 (Shawn Steel)과 결혼했다.
⬛ 앤디 김 (Andy Kim)의원(민주, 뉴저지 3 지역구)
2018년에 이어 이번 선거에 당선돼 앤디 김 의원 최초의 민주당 출신 한인 재선의원이 됐다.
앤디 김 의원은 또한 뉴저지주 역사 최초로 연방 의회에 당선된 아시아계 의원이며 로즈 장학생이자 외교관 출신인 앤디 김 의원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의 한인 연방 의원이다.
USAID, 국방부, 백악관 등에서 국방부장관, 아프가니스탄 주둔 사령관 데이비드 페트리어스 (David Petraeus) 및 존 앨랜 (John Allen) 장군, 국가안전보장회의 (National Security Council) 등을 보좌했다.
연방 하원에서 그는 하원 군사위원회와 하원 소상공인위원회에 배정되었으며, 현재 소상공위원회 산하 경제 발전, 세금, 자본 접근 소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회기를 시작하며 그는 또한 연방 의회 아시아 태평양계 의원 모임 (Congressional Asian Pacific American Caucus)의 초선의원 대표에 선출되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특별 위원회에 선발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연방 하원에서 김 의원은 또한 안보, 동맹, 교역 등을 통한 한미관계 증진을 위한 법안 다수를 지지했다. 서류 미비 청년 구제 드림 액트 (DREAM Act, H.R. 6), 한미 동맹 지지 법안 (H.R. 889), 미주 한인의 날 결의안 (H.Res. 38), 3·1절 100주년 기념 결의안 (H.Res. 164), 미주 한인 이산가족 상봉 지지 결의안 (H.Res. 410), 미주 한인 베트남 참전 용사 지원 법안 (H.R. 5590), 한국전쟁 종전선언 지지 결의안 (H.Res. 152) 등에 최초 공동발의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인 전문직 비자 법안 (Partner with Korea Act, H.R. 1762), 미주 한인 이산가족 상봉 법안 (Divided Families Reunification Act, H.R. 1771) 및 입양인 시민권 법안 (Adoptee Citizenship Act, H.R. 2731) 등에도 공동발의를 통해 지지했다.
⬛ 매릴린 스트릭랜드 (순자 Marilyn Strickland) 당선자(민주, 워싱턴 10 지역구)
이번 선거에 출마한 한인 여성 후보들 중 가장 먼저 당선이 확정돼 최초의 한인 여성 연방하원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전 타코마 시장인 매릴린 스트릭랜드는 워싱턴주 10 지역구에서 연방 하원에 출마했다.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매릴린 스트릭랜드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스트릭랜드 후보는 민간사업 경영자로 활동한 뒤 2007년 타코마 시의원으로 당선되어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그 뒤 타코마의 시장에 출마하여, 2010년 타코마 시의 제38대 시장으로 당선, 2017년까지 시 역사 최초로 아시아에서 탄생한 시장이자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이 되었다.
시장 임기 동안 스트릭랜드 후보는 실무훈련에 초점을 맞춘 교육 지원, 교통 시설 투자,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이끌었다. 이 노력을 통해 2015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타코마 방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스트릭랜드 후보는 본인의 시정 활동을 통해 “타코마 지역에 40,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회자했다. 그의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전국 시 연합회 (National League of Cities) 내 지방정부 소속 여성위원회 (Women in Municipal Government)가 2013년에, 또 국제무역 워싱턴위원회 (Washington Council on International Trade)가 2015년에 표창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스트릭랜드 후보는 시애틀 권역 상공회의소의 대표 겸 CEO를 맡고 있다. 이 조직의 136년 역사 중 유색인종으로서는 최초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워싱턴주 10 지역구를 현재 대표하고 있는 데니 헥 (Denny Heck, 민주) 의원이 부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 출마 포기를 선언한 뒤, 2020년 5월 스트릭랜드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워싱턴주 10 지역구는 퓨젯 사운드 남쪽에 올림피아를 중심으로 타코마 등 시애틀 교외 지역을 포함한다. 지역구에는 9,560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역구를 “확실한 민주당 성향”이라고 표현한다. 스트릭랜드 후보는 지난 8월 11월 열린 예비선거에서 20.5%의 표를 득표하며, 출마한 19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확보하였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