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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2025년 0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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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사진=흐름출판 제공) 2025.01.15. photo@newsis.com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순간은 불현듯 찾아온다. 99도까지는 아무 일 없던 물이 100도가 되는 순간 갑자기 끓어오르며 수증기가 된다. 99도까지 올라가는 동안 1도, 1도 쌓여가는 징조는 100도가 되어야 변화로 이어진다. 그 지점이 임계점이다. 죽음도 그랬다.
모든 죽음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죽음은 직선적이지 않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몸은 한순간에 꺾인다.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몸은 순식간에 변한다. 이쪽은 생生, 저쪽은 사死. 마지막 바이털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그랬다.”(1장. 혼돈의 한복판에서)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흐름출판)는 20여 년간 암 환자를 치료하고 종양을 연구해 온 김범석 서울대 종양내과 교수가 암과 싸우며, 생사의 경계를 탐구한 책이다.

죽음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됐다. 열일곱 살, 아버지의 폐암 진단과 죽음은 저자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로 인한 정신적, 경제적 고통 속에서 저자는 ‘왜 우리는 죽는가?’라는 질문을 품게 된다.

저자는 죽음을 물리학의 ‘상전이’ 현상에 빗대어 설명한다. 물이 서서히 끓어오르다 100도에 도달하면 수증기로 바뀌는 것처럼, 우리 몸도 작은 변화들이 쌓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진다.

이 죽음을 막기 위해 수혈, 항생제, 인공호흡기 등 여러 무기를 동원했지만, 한계에 부딪힌다. 의학의 한계를 절감한 것이다.

죽음을 비극이나 패배로만 보아야 할까? 저자는 빅뱅, 진화, DNA의 세계를 오가며 암을 통해 생명의 원리를 탐구한다.

암은 우리 몸 일부이지만,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질서를 깨뜨린다. 암은 생명과 죽음이 흐름 속에 있음을 보여주는 존재다.

이 책은 죽음을 무겁고 비장하게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그러나 깊이 있는 시선으로 죽음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곧 삶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명제를 전한다.

“의사인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암에 걸리지 않은 것이 기적이다. 이렇게 세포가 빨리 분열하고 그 과정이 60년, 70년, 80년 지속되는데 그 항하사 같은 숫자의 세포 중에서 암세포 한두 개 안 생긴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30억 개의 DNA 염기를 품은 30조 개의 세포들이 수십 년 동안 조화롭게 기능하며 우리 몸이 질서 있게 유지된다. 이 사실 자체가 놀랍고 경이롭기 그지없다. 우리는 이를 단순히 ‘살아 있다’고 표현하는데, 극도로 희박한 확률의 사건들이 매 순간 끊임없이 펼쳐지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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