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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달러 이상 송금받기 쉬워진다..새 외환법 사전신고 폐지

사전신고 원칙적 폐지…사후신고제로 연간 5만 달러 넘어도 편리하게 송금

2023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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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피는 모습

#. 해외에 취업하게 된 30대 김모씨는 출국 전 정착 비용으로 월세, 보증금, 승용차 구매 등을 고려해 은행에 7만 달러(약 8645만원) 해외송금을 요청했다. 하지만 은행으로부터 ‘사용목적이 확인 불가능하고 5만 달러 이상은 송금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급한 대로 휴대 반출이 가능한 1만 달러만 갖고 출국했다.

하지만 나머지 6만 달러를 송금 받는 절차도 까다로웠다. 김씨의 가족은 한국은행에 가서 신고 후 매매신고서, 출입국사실증명, 재직증명서, 납세증명서, 예금잔액증명서, 재원증빙서류, 서약서 등 11개가 넘는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해외직접투자와 일상적인 외환 거래 규제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신외환법의 윤곽이 이달 말 공개된다.

2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설 연휴 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장관급 회의에서 신외환법 관련 내용을 논의한 후 제정 방향을 확정한다.

신외환법의 주요 골자는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와 일반 국민들의 유학, 여행 등 일상적 외환거래 사전신고제도를 사후보고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다. 연간 5만 달러가 넘는 외환도 편리하게 해외 송금이 가능해진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외환법)에 따르면 건당 5000달러(약 617만원)를 초과하는 돈을 해외로 송금하려면 외국환거래은행을 지정한 후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연간 5만 달러(약 6175만원)가 넘는 돈을 송금하면 시중 은행에 가기 전 한국은행에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송금 전 금액과 사유 등을 입증할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서울 중구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피는 모습

현행법은 일상적 외환거래뿐 아니라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A기업이 한 해외 소재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려면 은행에 사전 신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추가적인 현물출자에 대해서도 사전신고의무가 있어 만약 이후 사전 신고 없이 기계 구입을 위해 4만 달러 상당의 현물로 출자한다면, 위반 금액인 4만 달러의 2%인 800달러(약 99만원)를 과태료로 납부해야 한다.

또 해외투자를 한 기업은 은행을 통해 현지법인의 경영현황 등을 담은 사업실적 보고서를 매년 제출해야 한다. 기업의 민원이 가장 많은 부분으로, 제정 당시 외화 유출 통제 목적의 연장선상에서 기업들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현행법은 제정 당시의 기조에 따라 우리나라의 현재 자본시장 규모와 글로벌 기준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999년 외환법이 제정된 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외환거래를 자유화하는 많은 조치들이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외환 부문의 건전성과 관련한 새로운 규제들이 도입됐다. 2000년대 초반 이후에는 외국환 거래의 자유화나 규제완화에 대한 시도가 거의 없었다.

5만달러 이상 해외 송금 사실상 자유화..한국, 외환거래 규제 대폭완화

5만달러 이상 해외 송금 사실상 자유화..한국, 외환거래 규제 대폭완화

이번 신외환법은 사후보고만 해도 되는 사항, 사전신고만 해도 되는 사항, 사전신고와 주기적 사후보고가 필요한 사항 등이 나눠지겠지만, 가급적 사전 신고 예외와 사후보고 사항이 중심이 되도록 개편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전신고 의무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대규모 해외차입 등 중요한 사안은 사전신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현재 금융회사가 3000만 달러 이하로 해외직접투자를 할 경우 사전 신고가 필요 없고 기업들은 사전신고가 원칙인데,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직접투자 기업들이 매년 사후보고서를 제출하는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도 들여다보고 있는 주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19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 참석해 외국인 주식투자자 등록 의무 폐지,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외환거래 규제 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신외환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속도를 내는 등 외국인 투자자 친화적이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한국 자본시장 투자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국회 입법 절차를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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