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텍사스의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무장 습격한 사건을 주도한 한국계 미국인 안티파 조직 우두머리에게 징역 10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안티파를 국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이후 나온 첫 대형 선고 사례로 기록됐다.
텍사스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23일 불법 총기 사용, 살인미수 및 총기 관련 혐의로 기소된 한인 벤저민 한일 송(Benjamin Hanil Song)씨에게 징역 10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당시 공격에 가담한 조직원 7명에게도 각각 징역 30년에서 7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와 조직원들은 지난해 7월 4일 밤 텍사스주 알바라도에 위치한 ICE 불법체류자 구금시설을 조직적으로 공격했다.
이들은 검은색 복장과 복면, 방탄복을 착용한 채 시설을 향해 폭죽을 발사하며 공격을 시작했고, 소총과 군용 구급장비까지 갖춘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총격을 받아 목에 부상을 입었으며, 시설 차량 여러 대의 타이어도 훼손됐다.
수사 결과 송은 범행 전 50정 이상의 총기를 확보해 조직원들에게 지급했으며, 암호화된 메신저를 이용해 공격 계획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이 운영하던 사격장과 전술훈련장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 법무부는 “공격에 참여한 안티파 조직원 대부분이 송을 조직의 지도자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경찰은 대부분의 조직원을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달아났던 송도 지난해 7월 15일 검거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연방 시설과 법 집행관을 공격하는 안티파 테러리스트들은 신속하고 단호한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폭력적 극단주의는 미국 사회에 설 자리가 없으며 법무부는 법 집행기관을 위협하거나 법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벤투렐라 ICE 국장 대행도 “이번 공격은 단순히 법 집행기관이 아니라 법치주의 자체를 겨냥한 계획적인 테러 행위였다”며 “사건 발생 1년 만에 정의가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안티파(Antifa)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파시즘과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급진 좌파 운동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검은 복장과 복면을 착용한 채 폭력 시위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미국 보수 진영의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안티파는 중앙 지도부나 공식 회원 명단이 없는 느슨한 네트워크 형태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각에서는 광범위한 안티파 단속이 정치적 반대 세력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행정명령을 통해 안티파를 국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모든 연방기관에 안티파 활동을 국내 테러 행위로 간주해 수사와 해체를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자금 지원자에 대한 추적과 기소도 강화하도록 했다.
이번 판결은 해당 행정명령 시행 이후 처음으로 내려진 대형 선고 사례로,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사법당국의 강경 대응 기조를 보여주는 판결로 평가된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