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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60조 잠수함, 왜 한국 아닌 독일 선택했나

성능보다 안보 전략·나토 협력·신속한 납기 고려 美 의존 줄이고 유럽 방산 확대…북극 전략도 영향

2026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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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에 참가한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3000t급) 등에 대해 호평이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사진은 24일(한국시각)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이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기지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해군 제공) 2026.05.24. photo@newsis.com

캐나다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한국 한화오션 대신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캐나다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는 자국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와 노르웨이 정부가 공동 제안한 212CD 잠수함을 선정했다. 한화오션도 최종 후보에 올라 경쟁했지만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이번 사업은 잠수함 12척의 순수 건조와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종합 군수지원 및 수명주기 정비(MRO)를 모두 합쳐 사업비만 총 약 6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국방 조달 사업이다.

외신들은 이번 결과를 한국 잠수함의 경쟁력 부족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캐나다가 추진하는 안보 전략과 방산 조달 기조 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외교·안보 전략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동맹국들과의 안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발표도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으며, 선정된 독일과 노르웨이는 모두 캐나다의 핵심 나토 동맹국이다.

캐나다 오타와 칼턴대학교의 군사조달 전문가 필립 라가세 교수는 NYT에 “독일·노르웨이와의 군사 관계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이번 계약이 잠수함 도입에 그치지 않고 캐나다의 방산 공급망을 미국 중심에서 유럽 중심으로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캐나다는 최근 미국산 전투기 의존도를 재검토하는 한편 유럽산 방산 장비 도입 가능성도 확대하고 있다.

잠수함을 얼마나 빨리 인도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였다.

캐나다 해군은 현재 영국에서 중고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3척은 정비 중이며, 실제 작전 수행 능력은 한 척만 가능한 상황이다.

데이비드 패첼 캐나다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지난 5월 새 잠수함이 언제 필요하냐는 질문에 “어제라도 필요했다”고 말할 정도로 전력 공백을 우려했다.

카니 총리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자국 해군에 배정된 잠수함 일부를 캐나다에 먼저 넘겨 인도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긴급한 전력 보강이 필요한 캐나다에는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 공급망과 공동 운용 체계도 독일 측의 강점으로 꼽힌다.

212CD 잠수함은 아직 실전 배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독일과 노르웨이가 동일한 플랫폼을 함께 운용할 예정이다. 캐나다가 이를 도입하면 훈련과 정비, 부품 조달, 성능 개량 등을 동맹국들과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으며 북극 해역에서의 연합 작전 능력도 높일 수 있다.

가디언은 TKMS가 단순히 잠수함만 제안한 것이 아니라 희토류와 광업, 인공지능(AI),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 역시 나토와의 안보 협력 확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수주전에 힘을 실었다.

반면 한화오션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은 캐나다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부분이다.

캐나다 정부는 두 업체 모두 군의 요구 조건을 충족했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화오션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해군에 잠수함을 공급한 경험을 앞세워 캐나다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현지에서는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캐나다산 철강을 활용한 장갑차 생산 등 산업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가디언은 한화오션의 KSS-Ⅲ 배치Ⅱ 잠수함이 212CD보다 규모가 크고 장거리 작전과 무장 탑재 능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도 한화 잠수함이 심해 장기 순찰과 화력 운용 능력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캐나다가 이번 사업에서 중시한 것은 대형 무장 플랫폼보다는 북극 해역에서 장기간 은밀하게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는 분석이다. 212CD는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과 스텔스 성능을 바탕으로 탐지를 최소화하면서 장시간 작전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카니 총리는 “한국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며 “입찰의 경쟁력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측과의 최종 계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한화오션과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외신들은 결국 이번 사업이 잠수함 성능만을 비교한 결과라기보다 캐나다의 국가 전략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평했다.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극 안보 역량을 신속히 확보하려는 정책 방향이 독일·노르웨이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향후 캐나다의 다른 대형 방산 사업에서도 유럽 업체들이 한층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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