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시민권을 이미 취득한 귀화 이민자들에 대해 대규모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NBC News는 법무부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해당 인사는 조사 대상 규모가 “수백 명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384명이 시민권 박탈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법무부는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사기나 허위 진술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전국 각지 연방 검사들이 관련 사건을 병렬적으로 처리 중이다.
특히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는 전국 사무소에 인력을 재배치하고 전문가들을 투입해 시민권 취소 가능 사례를 대거 발굴하고 있다.
목표는 매달 100건에서 200건의 귀화 시민권 취득 케이스를 법무부에 넘기는 것이다.
법무부는 공식 입장에서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사기를 저지른 범죄 외국인을 색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의 지휘 아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권 박탈 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시민권 박탈 조치는 통상적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돼 왔다. 과거에는 전쟁범죄, 인권침해, 중대한 범죄 이력 은폐 등 중대한 사안이 확인된 경우에만 진행됐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 동안 제기된 시민권 박탈 소송은 총 102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규모와 속도 모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다. 행정부는 이미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구금 시설 확충을 위해 대형 창고를 매입하는 등 전방위적인 단속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법무부는 국가안보 위협 인물, 전쟁범죄 연루자뿐 아니라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사기 등 정부 프로그램을 악용한 사례까지 폭넓게 시민권 박탈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약 384명에 달하는 대상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별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이 수치는 뉴욕타임스가 처음 보도한 바 있다.
한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매년 약 80만 명이 미국 시민권을 새롭게 취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규모 시민권 박탈 추진이 이민 사회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