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차량등록국(DMV)이 운전면허 필기시험 재시험 대상자 약 1만1,000명과 관련해 “형사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재시험 통보를 받은 운전자들에게는 왜 자신이 대상이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아 혼란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내용은 스티브 고든 DMV 국장이 주 상원 교통위원장 데이브 코르테세와 공화당 소속 부위원장 토니 스트릭랜드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공개됐다. 앞서 두 의원은 DMV가 대규모 재시험 조치와 관련한 의회의 질의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달 초 캘리포니아 전역의 약 1만1,000명은 DMV로부터 필기시험 결과에서 “이상 징후(anomalies)”가 발견됐다며 30일 안에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다시 치르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DMV는 재시험에 응하지 않거나 불합격할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해 운전 중인 주민들도 대상에 포함되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예상치 못한 통보를 받은 운전자들은 재시험 예약을 위해 DMV에 몰렸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레딧(Reddit)에는 산타모니카 DMV에서 재시험을 치른 한 운전자가 “직원들조차 왜 내가 대상인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올렸으며, 주 전역의 여러 도시에서도 같은 통지서를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랐다.
온라인에서는 DMV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시험 시스템 오류나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DMV는 이를 거듭 부인했다.
고든 국장은 서한에서 “어떤 통지서도 발송되기 전에 기존 내부 조사 절차에 따라 관련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고 조사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지서는 무작위로 발송된 것이 아니며 단일 데이터만을 근거로 한 것도 아니다”라며 “관련 지식시험의 무결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여러 정보를 조사·검토한 뒤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는 형사적 함의를 가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대상자를 선별한 구체적인 조사 기법과 증거 기준, 분석 방식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DMV 역시 어떤 수사기관이 사건을 맡고 있는지, 또는 캘리포니아 법무부에 사건이 이첩됐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고든 국장은 이번 조치가 전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에도 DMV가 필수 시험을 거치지 않고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3,600명을 적발했으며, 당시 수사를 통해 14명이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소개했다.
고든 국장은 “조사마다 사실관계는 다르지만, 모든 운전면허 소지자가 캘리포니아의 법적 면허 취득 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DMV의 오랜 책무”라며 “운전면허 제도의 신뢰성과 조사 절차의 공정성을 모두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MV는 재시험 대상자를 위해 전용 신속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지역 DMV 사무소를 통해 재시험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라인 대기시간 확인 서비스와 ‘Get in Line’ 가상 대기열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DMV는 대상자 선정에 사용된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재시험만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 부정행위와 무관한 운전자들까지 포함됐는지 여부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결국 아무런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시민들까지 면허 취소 가능성을 감수하며 다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왜 자신이 재시험 대상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