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줌의 폭군들” 교황 레오 14세 저격에…트럼프, 가톨릭 아동예산 163억 끊었다
교황 레오 14세가 종교를 앞세워 전쟁을 정당화하는 지도자들을 ‘폭군’이라 부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가톨릭 복지 단체 예산을 전격 삭감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교황 레오 14세는 카메룬 밤엔다의 성 요셉 성당에서 열린 집회에서 “종교와 하나님의 이름을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하는 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라며 “세계가 소수의 폭군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출신 첫 교황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이란과의 전쟁을 두고 백악관과 벌여온 설전의 연장선상에서 이 같은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 레오 14세는 특히 “살상과 파괴에는 수십억 달러를 쓰면서 치유와 교육을 위한 자원은 외면하고 있다”며 전쟁 비용을 쏟아붓는 지도자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 레오 14세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백악관은 즉각적인 조치에 착수했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마이애미 교구 가톨릭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이민 아동 쉼터 예산 1100만 달러(약 162억 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부모 없는 이민 아동들을 보호해온 모델 사례로 꼽혀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60년 넘게 이어진 정부와 교회의 협력 관계가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토마스 웬스키 마이애미 대주주는 “정부가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폐쇄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상 보복 조치임을 시사했다.
정치권의 공방도 격화됐다. 가톨릭 신자인 제이디 벤스 부통령은 “교황은 정치에서 손을 떼고 도덕 문제에나 전념하라”며 교황 레오 14세의 평화 촉구가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는 성명을 통해 “교황은 단순한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교황 레오 14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예수가 자신을 껴안고 있는 합성 이미지를 게시하며 종교적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앞서 그는 자신을 그리스도와 같은 치유자로 묘사한 AI 생성 이미지를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한 바 있다.
교황 레오 14세는 알제리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정치인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가 두렵지 않다.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