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지카운티 산타애나시가 식료품점과 약국의 셀프계산대 운영에 직접 개입하는 조례안을 추진하면서 지역 유통업계와 노동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산타애나 시의회는 5일 열린 회의에서 셀프계산대 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조례안을 1차 심의에서 통과시켰다. 최종 시행까지는 추가 표결 절차가 남아 있지만,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례안의 핵심은 셀프계산대 운영 제한이다.
내용에 따르면 고객이 셀프계산대에서 계산할 수 있는 물품 수를 15개 이하로 제한하고, 운영 중인 셀프계산대 3대당 최소 직원 1명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또 고객이나 직원이 규정을 위반한 매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조례가 최종 채택되면 산타애나는 Santa Ana에서 셀프계산대 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세 번째 도시가 된다. 앞서 Long Beach와 Costa Mesa가 유사 규제를 도입했으며, Anaheim도 비슷한 조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례안을 발의한 발레리 아메즈쿠아 시장은 “일부 매장은 셀프계산대만 운영해 쇼핑 자체가 불편해졌다”며 “도움이 필요할 때 직원이 없어 기다리는 일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회의장에는 오렌지카운티 노동연맹과 SEIU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조례안 통과를 촉구했다.
지지 측은 고객 서비스 개선과 소매 절도 감소, 그리고 노조 일자리 보호를 주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존애선 에르난데스 시의원은 “노조 일자리의 자동화는 지역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노동자들이 조직화할 때 시정부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측은 “사실상 노조 보호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식료품협회는 이번 조례가 매장 운영비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 측은 “이런 규제는 소비를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시키고 지역 오프라인 매장을 약화시킨다”며 “식료품점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정책은 결국 지역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통 컨설팅 업체 콘플루언서 커머스의 브라이언 길든버그 CEO는 “절도가 심한 지역에서는 이미 기업들이 셀프계산대를 줄이고 있다”며 “정부가 추가 규제까지 도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매장 운영이 더 복잡하고 비싸질수록 결국 최대 수혜자는 Amazon
이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경쟁력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프계산대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렌딩트리 조사에 따르면 셀프계산대를 이용한 소비자의 27%가 “의도적으로 계산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셀프계산대를 축소하거나 철거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