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넘게 LA 다저스 시즌 티켓을 유지해 온 80대 골수 팬이 ‘종이 티켓 발급 거부’에 반발해 개막전에 불참한 사연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이 커졌다. 결국 구단은 여론 압박에 입장을 바꿔 종이 티켓을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82세 팬 애롤 시걸. 그는 2026시즌부터 모바일 티켓만 허용하는 구단 방침에 반발해 평생 이어온 개막전 관람을 처음으로 포기했다.
시걸은 “올해는 가지 않기로 했다. 다저스가 한 일에 기분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폰과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며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됐다고 주장했다.
“이게 내 아이폰이다. 플립폰이지 아이폰이 아니다”라는 농담 섞인 말처럼, 그는 모바일 티켓 시스템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휴대폰으로 티켓을 받을 수 없다. 컴퓨터를 쓸 줄 알았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걸은 약 10년 전부터 진행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예외적으로 종이 티켓을 받아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그 요청이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다저 스타디움 개막전을 처음으로 놓쳤다.
그는 “다저스를 사랑하지만 이번 일은 차별당하는 느낌”이라며 “실제로 우울감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개막 이후인 4월 2일 직접 구장을 방문해 당일 경기 티켓을 종이로 구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즌권자에게는 동일한 방식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 사연은 SNS를 통해 수백만 명에게 공유되며 ‘디지털 전환의 그늘’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비판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결국 LA 다저스 구단은 방침을 수정해 시걸에게 종이 티켓을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시걸은 “종이 티켓을 건네줄 때 상대가 미소 짓는 순간이 좋다. 그 감정은 특별하다”며 여전히 아날로그 티켓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승리하든 패배하든 나는 항상 다저스와 함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전환이 편의성이라는 이름 아래 일부 팬들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특히 고령 팬층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얼마나 큰 반발을 부를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
<이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