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에 건강 비상…산불 위험 급증·높은 파도·이안류까지 주의
남가주에 또 한 차례 극심한 폭염이 찾아오면서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지친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UCLA 루스킨 혁신센터의 폭염 연구팀을 이끄는 V. 켈리 터너는 “올해 정말 많은 폭염이 있었다”며 “폭염 사이에 잠깐의 휴식은 있었지만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기상예보관들은 31일부터 위험한 수준의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며, 열 관련 질환과 대형 산불 위험이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애리조나 상공의 고기압이 주말 동안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캘리포니아 내륙 사막 지역은 물론 해안 지역 인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많은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약 10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일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옥스나드 국립기상청의 기상학자 아리엘 코언은 “기록 경신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은 매우 심각한 폭염”이라며 “해안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대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예보에 따르면 밸리 지역은 최고기온이 95도에서 110도 사이를 기록할 전망이다. 앤텔로프 밸리 일부 지역은 115도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인랜드 엠파이어와 하이데저트 지역은 100도에서 110도, 로우데저트 지역은 120도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
코언은 LA 인근 많은 지역에서 밤 기온이 70도 이하로 충분히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열 스트레스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당국은 수요일까지 습도가 다소 낮아지면서 야간 냉각 효과가 나타나 일시적인 안도감을 제공했지만, 주 후반과 주말에는 다시 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산림청 기상학자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남가주의 대부분 지역에서 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안 바로 인접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샌호아킨 밸리 산기슭 지역과 남가주의 저지대 산악 지역이 우려 지역으로 꼽혔다.
스튜어트는 “산불 연료가 되는 초목이 지속적으로 건조해지면서 현재는 사실상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칼라바사스에서는 남가주에디슨이 산불 예방을 위한 전력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하면서 예정된 야간 정전 계획에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남가주에디슨은 2주 전 모든 고객에게 사전 통보를 했으며, 정전 시간을 보다 시원한 심야 시간대로 조정했지만 공사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남가주에디슨 대변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는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하고 지역사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와 협의해 정전 시간을 정했다”면서도 “정전이 주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예보관들은 일요일부터 서서히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고기압의 영향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남가주는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이례적으로 습한 날씨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해수면 온도가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터너는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이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더욱 키우며, 높은 습도 역시 그 영향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그늘에 머무는 것과 같은 일부 더위 대처 방법의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UCLA 건강기후해법센터 공동소장인 데이비드 아이젠먼 교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더 강하고 더 잦은 폭염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요한 점은 밤에도 예전처럼 충분히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 결과 우리 몸이 회복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심한 더위가 직접적인 사망과 질병뿐 아니라 심장병, 폐 질환, 신장 질환, 정신건강 문제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너는 폭염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빅 쓰리’를 제시했다.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 머무르고, 외출 시에는 가능한 한 그늘진 길을 이용하며, 차가운 족욕이라도 좋으니 물에 몸을 담가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그는 “이 세 가지 방법이 몸이 스스로 체온을 낮추기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코언은 이와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고 어린이나 반려동물을 차량 안에 남겨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야외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가볍고 헐렁한 옷을 입고, 격렬한 활동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더위를 피해 해변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도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당국은 허리케인 제네비브가 만들어낸 강한 남쪽 너울의 영향으로 높은 파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가주 구조대는 지난 주말 혼잡한 해변과 거친 파도, 강한 이안류 속에서 수천 건의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높은 파도 주의보는 8월1일(토) 저녁까지 발효 중이며, 특히 맨해튼비치에서 말리부 해안의 포트휴니미 구간, 그리고 롱비치에서 팔로스버디스 반도 구간의 남향 해변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립기상청은 높은 너울의 영향으로 벤추라 카운티와 LA 카운티 해안 지역에 대해 지난 29일 저녁부터 31일까지 해안 침수 주의보를 발령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