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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호텔·공항 노동자 시급 30달러 결국 늦춘다 … 시행 연기안 첫 승인

2026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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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의회

LA 시의회가 호텔 및 공항 노동자들의 시급을 30달러로 인상하는 계획 시행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회는 기업 측이 추진 중인 총매출세 폐지 주민발의안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12일 9대 6 표결로 시급 30달러 최저임금 시행 시점을 기존 2028년에서 2030년으로 연기하는 조례안에 대해 1차 승인했다.

다만 해당 안건을 발의한 마퀴스 해리스-도슨 시의회 의장은 이번 표결이 “협상을 위한 임시 조치”라며 시 당국과 호텔·공항 업계, 노동조합 간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행 연기를 위해서는 추가 표결이 필요하다.

해리스-도슨 의장은 시의회가 다음 주 19일(화) 다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항공사와 호텔 업계 연합이 LA시 총매출세 폐지를 위한 주민발의안을 오는 11월 3일 투표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서명을 확보한 뒤 나왔다.

해당 세금이 유권자 승인으로 폐지될 경우 첫해에만 약 7억4천만 달러의 시 일반기금 수입이 사라지게 된다. 이 기금은 경찰과 소방, 각종 공공서비스 운영에 사용된다.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손실 규모는 약 8억6천만 달러로 추산됐다.

시의회는 해당 주민발의안을 투표에 부치는 안건을 승인했지만,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호텔업계 단체 등 발의안 지지 세력은 시가 시급 30달러 인상을 중단하거나 연기할 경우 캠페인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텔 노조 종사자들이 The LA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Unite here local 11

시급 인상을 지지해온 노동단체들은 유권자들이 기업세 폐지를 승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슈 자보 LA시 행정책임자는 시의 두 번째로 큰 세수원이 사라질 경우 즉각적인 재정 비상사태 선포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천 명 규모의 해고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가능성이 아니라 확실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공황이나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심각한 긴축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보는 세수 감소에 대비해 인력 감축 계획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대규모 해고가 발생할 경우 노숙자 대응 정책이 약화되고 경찰 인력 약 2천 명 감축이 필요해질 수 있으며, 2028년 LA 올림픽 준비도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 SEIU-유나이티드 서비스 워커스 웨스트의 데이비드 우에르타 회장은 최근 72시간 동안 합의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 단체들이 “도시와 노동자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호텔숙박협회의 로산나 마이에타 회장은 팬데믹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업계에 인건비 부담 완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기업세 폐지 추진이 “전환점”이라며 업계가 “산업 존립을 위협하는 정책 결정들에 더 이상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표결은 관광산업 노동자 임금 인상을 늦추거나 중단하려는 업계의 최신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노동조합들은 2028년 올림픽 개최에 맞춰 관광·서비스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전국 호텔숙박협회는 앞서 주민발의안을 통해 시급 30달러 인상안을 전면 폐지하려 했지만, 지난해 9월 서명 확보 과정에서 허위·오해 소지가 있는 설명을 했다는 의혹 속에 충분한 서명을 확보하지 못했다.

수요일 시청 회의장 밖에는 수십 명의 공항·호텔 노동자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많은 노동자들은 이미 확정됐던 임금 인상을 되돌리려는 시 지도부 움직임에 충격과 실망을 드러냈다.

40년 넘게 LAX에서 근무한 서버 데브라 루이스는 “기름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까지 없애려 한다니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LAX 내 여러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콩코드 컬렉티브 직원 에릭 크루즈는 “우리 가족은 이미 예정됐던 임금 인상에 의존하고 있다”며 “제 딸도 이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최근 임금 상승 덕분에 의료비를 갚고 장시간 초과근무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니스 에르난데스, 이사벨 후라도, 니티야 라만, 우고 소토-마르티네스, 커런 프라이스, 케이티 야로슬라브스키 시의원 등 6명은 이번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에르난데스 의원은 “기업 압력이 노동자들의 삶보다 중요하다는 끔찍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는 동안 노동자들을 더 깊은 빈곤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보나벤처 호텔. X@rebelleditor

반면 베니스비치 호텔 어윈의 마리아 코르테스는 가족 운영 호텔들이 처한 재정 현실을 시의회가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호텔 루프톱 바와 주방이 동일한 임금 규제를 받지 않는 인근 식당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호텔업계는 수익률이 낮아 인건비 상승이 영업시간 축소나 서비스 감축, 식음업장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기업들을 대표하는 센트럴시티협회의 넬라 맥오스커 회장도 관광업계가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감당할 만큼 예약과 경제활동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비어 있는 호텔과 문을 닫는 호텔들을 보고 있다”며 “관광산업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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