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가 전국적인 폭력 시위와 심각한 재정 위기에 동시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통치 불능 국가(ungovernable)’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거리의 혼란이 금융시장으로 번지면서 프랑스 국채금리 급등과 국가 신용 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8일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프랑스 전역의 폭력 시위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19일 국채금리가 최대 0.1%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햄은 “프랑스에서 어떤 개혁이든 실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며 “프랑스가 통치 불가능한 국가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는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가 고물가와 연료비 급등, 정부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저항으로 확대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 전국에서 약 55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노동계는 참가자를 최대 8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일부 시위대가 방화와 약탈을 벌이면서 1,800명 이상이 체포되고 경찰관 150명 이상이 부상했다.
특히 1883년 건립된 리모주 시청 청사가 방화로 크게 파괴됐으며, 파리에서는 명품 매장과 상점들이 약탈당했다. 일부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
정치·사회적 혼란의 배경에는 악화된 국가 재정이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약 4조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19%에 달한다. 재정적자 역시 GDP의 5%를 넘어섰다.
프랑스 정부는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반발과 의회의 정치적 분열로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달 초 4.9%까지 치솟으며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적인 국채 매도와 차입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는 20일 예정된 2027년 예산안의 첫 의회 표결도 중대한 고비다. 포천은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 국가채무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최악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를 전했다.
여기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과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이 서로 다른 재정정책을 제시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요나스 골터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민들은 부채 감축보다 정부 지출 확대를 원하고 있다”며 대선 이전에 재정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순한 시위 확산이 아니다. 국가부채를 줄여야 하지만 긴축을 추진할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프랑스의 재정 위기가 유럽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