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안보부가 불법 체류자를 현장에서 즉시 식별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리조나 지역 매체 투산 센티널 보도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약 750만 달러를 반영해 이민 단속용 첨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예산에는 현장 요원이 착용하는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 개발이 포함돼 있으며, 해당 장비는 생체 정보를 활용해 불법 체류자를 식별하는 기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의 핵심은 ‘실시간 생체 인식’이다. 안경에 탑재된 카메라가 포착한 얼굴을 데이터베이스와 즉시 대조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DHS는 이를 통해 단속 요원의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산 센티널은 이미 현장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 기조 속에서 연방 요원들이 메타의 AI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영상 촬영 및 사진 기록을 수행하는 사례가 확인됐으며, 얼굴 인식 기술 활용도 확대된 상태다.
문제는 의회조차 이 계획을 사전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방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의원들 다수가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밝혔으며, 일부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민주당 측은 해당 기술이 사생활 침해와 감시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미 시민자유연맹(ACLU)는 “실시간 생체 정보 제공은 이민 단속의 감시 능력을 극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라며, 공공장소 전반에 걸친 감시 체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얼굴 인식 정보는 변경이 불가능한 ‘영구 식별 정보’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번 수집되면 개인이 이를 통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오남용 시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의회는 DHS 예산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으며, 해당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예산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계획은 단순한 장비 개발을 넘어, 미국 이민 단속이 생체 인식 기반 실시간 감시 체계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