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제로콜라·소주 등에 설탕 대용품으로 애용하는 비당류 감미료(NSS)가 장기적으로는 체중 감량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당뇨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WHO가 발표한 ‘비 설탕 감미료 사용 지침’을 인용해 몸무게를 줄이거나 비전염성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NSS를 사용하지 말라고 보도했다.
NSS는 아세파탐 K, 아스파탐, 어드밴타임, 사이클라메이크,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스테비아와 스테비아의 파생물 등을 지칭하며 이러한 인공 감미료로 단맛을 내 제로콜라를 비롯한 제로슈거 식품들에 설탕 대신 들어간다.
프란체스코 브란카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유리당(과일 등에 들어있는 천연 당분)을 NSS로 대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설탕이 포함된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과 같이 유리당 섭취 그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브란카 국장은 “NSS는 필수 식이 요소가 아니며 영양가가 없다”면서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식단 자체의 ‘단맛’을 완전히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의 이번 발표는 이전까지 NSS 등과 같은 인공 감미료가 ‘건강에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는 이전 연구결과와 정반대로 대치돼 식품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감미료협회(ISA)는 성명을 통해 WHO의 이번 권고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ISA는 “칼로리가 적거나 아예 없는 감미료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철저하게 연구된 성분 중 하나이다”면서 “비만과 당뇨병 그리고 치주 질환을 관리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는 도구이다”고 했다.
미국의 보건의료단체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 회원이자 영양 전문가인 스테파니 멕버넷 영양사는 “WHO가 일반 탄산음료와 NSS가 사용된 제로 탄산음료를 비교해 (우리의) 건강상 이점에 있어 어떠한 차이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당연하다”며 “둘 다 가공식품인 만큼 설탕이 아니더라도 심장병, 당뇨병,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니타 퍼로히 영국 케임브리지대 의학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WHO의 권고는 맥락 속에서 이해돼야 하고, 각국은 그에 걸맞은 정책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WHO의 이번 발표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는 비당류감미료가 열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있다”며 “따라서 NSS가 단기적으로는 체중조절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