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의 주유소 가솔린 가격이 내리거나 보합세를 유지해 주유하는 운전자들에게 온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자동차 클럽 AAA의 앤드류 그로스 대변인이 28일 제보한 말을 인용해 유가가 지난 9월 19일 이후 70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AAA에 따르면 전국의 유가 평균 가격은 갤런 당 3.25달러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에 비해 25센트 내린 것이며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30센트 내린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 하락 원인이 계절적인 수요 감소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안정세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스버디의 석유분석팀장 패트릭 디 한은 “전국 유가 평균이 1센트 낮아 질 때마다 미국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거의 38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거기에다 30 센트가 낮아진다면, 미국민의 오늘 하루 휘발유 소비 금액은 1년 전에 비해서 수억 달러나 줄어들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지금 유가가 낮다고 해도 국제 에너지 시장의 가격은 변동성이 크므로 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한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계절적 요인이라고 그는 말했다. 주유소가격은 원래 1년중 이맘 때면 내려간다는 것이다.
또 지금 시즌에는 겨울철에 대비해서 동절기용 혼합유를 많이 넣게 되는데 그 가격이 여름철 제품보다 훨씬 낮다고 디한은 설명했다. 추수감사절 등 일부 휴가 시즌을 제외하고는 해가 짧아져 겨울철의 운전자 수나 운전거리가 감소하는 것도 원인의 하나다.
원래 가을 겨울에는 사람들이 자동차 운행을 덜하고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기름 수요가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비율도 아직은 미국민의 소비 성향을 줄이고 있다. 그것도 유가 하락의 한 원인이라고 디한은 설명했다.
석유는 국제 상품이어서 우크라이나 전쟁 처럼 공급이 제한되는 일이 발생하면 미국내 유가도 치솟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중동지역등의 감산과 유가 상승에 대비해 미국은 국내 생산량을 늘려 유가의 고공행진을 막아왔다.
10월초 부터 미국 정유사들은 하루 1320만 배럴의 생산량으로 2020년초의 하루 10만 배럴을 능가했다. 정부 최신 통계에 따르면 10월의 이 생산량은 11월17일까지 유지된다.
유가는 최소 새해 초까지는 지금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그 이후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유가가 하향선을 지나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OPEC플러스 회원국들이 과거에 갑자기 산유량을 줄이거나 유가를 올린 것 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올 해 앞서 OPEC플러스의 산유량 감소를 연말까지 끌고 가기로 하고 국제 시장에 대한 원유 공급량을 130만 배럴이나 줄였다. 다음 회의에서 이를 더 연장하거나 더 줄일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회의는 30일로 연기되었다.
회의 연기는 내부의 의견 불일치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함부로 추측할 수 없다고 디한은 말한다. 하지만 시장이 미리 이를 예상하고 대처한다면 감산이나 가격 인상의 충격은 그만큼 기간이 짧거나 약해질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도 유가 전망의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까지는 감산이나 전쟁 장기화 전망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향후 전쟁의 향배에 따라서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 미국도 각 주에 따라서 유가가 다르다.
AAA에 따르면 28일 기준으로 미국내 15개 주는 배럴당 3달러 이하이며 텍사스(2.71달러) 미시시피(2.76달러) 조지아주(2.79달러)가 가장 낮다.
반면에 주유소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캘리포니아(4.88달러)가 1위이며 하와이(4.72달러) 워싱턴주(4.34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