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가부키초 일대의 호스트 클럽에서 진 고액 빚을 갚느라 여성들이 ‘길거리 매춘’에 나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해외 불법 성매매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스트 클럽에서 생긴 1500만엔 빚을 변제하기 위해 마카오에서 원정 성매매를 한 여성 유(Yu·가명)의 사례를 보도했다.
유는 2022년 1월6일 가부키초의 한 유명 호스트클럽에 처음 방문했다. 당시 수의사 보조로 근무하고 있던 유는 일주일에 3번씩 클럽에 방문했고, 한 병에 10만엔 상당의 샴페인을 지불했다.
3달 만인 2022년 4월 유의 빚은 1000만엔에 달했다. 호스트클럽 측은 유에 “빚을 갚아야 하니 마카오에 가서 일하라”고 협박했다.
유는 마카오에 두 차례 갔고, 그때마다 매춘 업소에서 성매매하도록 강요받았다. 유는 이때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는 “호스트는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내가 성매매를 거절하면 소리 지르고 폭력으로 위협했다”고 말했다.
유는 청소년 보호단체인 세이보렌과 변호사의 도움으로 호스트에게 채무를 취소하고 급여를 지급하라는 서한을 보냈고, 호스트도 동의했다.
그러나 클럽 측은 “(우리는) 장소만 제공했을 뿐 호스트는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히데모리 겐 세이보렌 이사회 구성원은 “유와 같은 사례는 비참하게도 흔한 일”이라며 “지난 6개월 동안 해외에서 성매매를 위해 인신매매된 소녀들이 수십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겐은 정부의 무책임함도 지적했다. 겐에 따르면 도쿄 당국은 “매춘하는 여성들이 도쿄 외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부키초의 업소는 여성들을 산 채로 잡아먹는다”며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들을 셀 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