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0일 23세 한인 김 모양이 스승이었던 USC 경영대의 박충환 교수(76세)와 USC를 상대로 성폭행 등 13개 항목에 걸쳐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76세인 박 교수가 김 모양이 19살이었던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조교로 채용하면서 그녀를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가했다고 이 소장은 밝히고 있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박 교수가 성희롱, 성폭력, 폭행과 구타, 정신적 피해, 과실 뿐만 아니라 인종과 국가에 바탕을 둔 괴롭힘, 차별 (racial/national origin harassment and discrimination)도 저질렀다고 이 소송이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고인 김 모양은 피고인 박 교수가 일부러 한인인 김 모양을 선택해서 마치 “한국 할아버지”처럼 행동 하면서 같은 한인이 라는 이유로 괴롭히고 차별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이런 인종이나 국가에 바탕을 둔 괴롭힘은 타인종을 괴롭힐 때 소송을 당하기 때문에 이번 소송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박 교수는 김 모양뿐만 아니라 다른 세 명의 한인 제자에게도 성희롱과 성추행을 가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더 신빙성을 주고 있다. 이들은 각각 2011년부터 2018년에 걸쳐 박 교수를 위해 조교로 재직하면서 가슴과 둔부에 성폭행을 당하거나 “이쁘다””몸이 좋다”라는 말을 듣거나 키스를 당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소장은 밝히고 있다.
박 교수 소송이 제기한 문제는 한인 사회의 일부 50-70세 중장년남성들이 아직도 성희롱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케이스처럼 한인인 김 모양같은 1.5-2세 여성 직원들을 괴롭혀서 비슷한 유형의 인종차별 소송을 한인 고용주들이 당하기 쉽다.
한편 지난 2020년 1월부터 직장내 성희롱 피해에 대한 소멸 시효를 1년에서 3년으로 대폭 연장하는 캘리포니아주 법(AB9)이 발효됐다.
그런데 이 법은 고용 및 주거법(FEHA)과 관련해 캘리포니아주 정부기관인 공정고용주택국 (DFEH)에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을 3년으로 연장해서 김 모양이 소송 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직장에서 성희롱과 차별, 보복 등을 당했을 경우 그 시점에서 3년 내에 DFEH에 클레임(행정소송)을 해야 한다. 그 후 본인이 원할 경우 DFEH에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right to sue)를 요청해 더이상의 행정소송을 멈추고 민사 소송까지 끌고 갈 수 있다.
한편 김 모양을 대변한 로펌은 USC 산부인과 의사 조지 틴들 박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성 700 여명을 대변해 합의금으로 10억 6천 700만달러를 받아낸 로펌으로 유명하다. 이 합의금은 대학이 피고인 소송에서 합의한 역대 최대 규모다.
<김해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