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를 겨냥해 “자기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에 가 있다”는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유 전 이사장의 과거 저서에 대한 표절 의혹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설난영 여사가 유력 정당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며,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도 “그냥 할배인데 사고로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즉시 여성 비하 및 학력 비하라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국민의힘은 “고졸 여성에 대한 명백한 차별 발언”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유 전 이사장이 집필한 대표적 베스트셀러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과거 학계와 언론으로부터 표절 의혹을 받은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은 1990년대 이후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생각하는 시민의 교양서’로 읽혀 왔지만, 내용 중 상당 부분이 기존 국내외 서적의 내용을 출처 없이 인용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재가공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역사학계 일부에서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특정 역사적 사실을 단순화하거나 왜곡된 맥락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원문 인용 없이 외국 저작물의 내용을 의역해 사용한 부분이 수십 건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이사장은 “출간 당시에는 인용 표기를 관행처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학계에서는 “해명이 아니라 책임 회피”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표절 의혹은 정치인 유시민이 아닌, 지식인 혹은 작가 유시민의 자격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특히 그는 공영방송과 각종 강연을 통해 ‘진보적 지식인’의 상징처럼 소비돼 왔고, 수년간 여러 권의 대중서와 칼럼을 통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한편 유 전 이사장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계엄사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에서 77명의 민주화 운동 관련 인사를 실명으로 진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진술서로 인해 일부 인사가 내란음모 혐의로 고초를 겪었고, 이 진술은 유 전 이사장이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서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계기”라고 언급해 또 다른 비판을 받았다.
설난영 여사를 겨냥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이 논란을 넘어 정계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표절 의혹과 진술서 논란까지 다시 불거지며 유시민 전 이사장을 둘러싼 논쟁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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