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타운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식료품점이 18년 만에 문을 닫는다.
18년 동안 생계를 이어오며 자녀들을 키웠던 정든 마켓을 접는 이유는 범죄와 높은 임대료 등 점주가 겪는 여러 어려움이 폐업의 이유다.
유에 와 마켓(Yue Wa Market)의 주인 에이미 트랜은 가게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 등 여러 사건이 폐업 결정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 사건은 한 남성이 트랜의 가방을 가게 안에서 훔쳐 달아났고, 트랜은 자전거를 타고 도주하는 남성을 막으려다 도로에 넘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운영해 온 가게를 닫기로 결심한 이유가 바로 이런 사건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와서 ‘너무 안타깝다, 계속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어요”라고 트랜은 말했다.
반복되는 절도, 높은 임대료, 그리고 줄어드는 손님들. 트랜은 다음 달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정말 슬퍼요. 잠도 못 자요”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트랜의 아들 데릭 루는 LA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 단속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갑자기 체포되거나 추방당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서류 미비 상태인 차이나타운 주민들이 아무것도 위험에 빠뜨리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래서 엄마 가게를 찾는 발걸음이 확 줄었어요”라고 그는 설명했다.
트랜은 자신이 파는 농산물보다도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엄마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친절한 분이에요. 영어를 유창하게 하시지는 못하지만, 항상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하세요.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에요”라고 딸 티퍼니 루는 말했다.
티퍼니는 이 가게가 가족의 정체성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엄마 가게 덕분에 저랑 오빠 둘 다 대학을 졸업했어요. 어릴 때부터 함께한 곳이라서, 제 일부 같아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뇨병과 백내장을 앓고 있는 트랜은 이제는 좀 쉬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게를 지키기 위해 많은 돈을 잃었다고 한다. 폐업을 앞두고 그녀의 자녀들은 의료비와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GoFundMe 모금 페이지를 열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