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가 “美우선주의 반해” “마가 대변하지 않으면 내년 선거 위험해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강성 마가(MAGA) 진영이 이민 정책과 ‘엡스타인 이메일’ 파문으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문직 H-1B 비자 정책이 당내 강성 세력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보수 매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를 언급하며 H-1B 비자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려면 수만 명 혹은 수백만 명을 쏟아부어선 안 된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동의하지만, 동시에 인재를 데려와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진행자가 ‘우리에겐 이미 충분한 인재가 있다’고 따져 묻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하면서, 일부 전문직은 경험이 부족한 미국인들로 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성 보수 진영에선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보수 라디오 진행자 에릭 에릭슨은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사람들이 그에게 분노하는 모습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에 인재가 없다고 말하는 건 ‘미국 우선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레임덕’ 상태라고 평가하며 “이런 발언을 할 때마다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마가 인플루언서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보수 유튜버 팀 풀은 같은 날 엑스(X, 옛 트위터)에 “걱정하지 마라. 트럼프가 청년들을 망치려고 H-1B 비자를 더 많이 들여오고 있다”고 비꼬았다.
마가 스피커폰이자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로라 루머도 인터뷰에서 “마가 지지층이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대해 실망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비판했다.
12일 공개된 ‘엡스타인 이메일’도 마가 지지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이메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 학대 범죄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직접 가담한 적은 없다는 내용이 적혔다.
하원에선 엡스타인 관련 법무부 사건 기록 공개를 강제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이 발의됐는데, 12일 본회의 부의를 위한 강제 청원 정족수를 채워 다음 주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동 발의자인 토마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가 지지층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마가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도 청원에 동참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내년 중간 선거를 일 년 앞두고 위기감이 감지되는 중 나왔다.
공화당 전략가 스티브 코르테스는 “민중주의 민족주의 쟁점에서 (지지층을) 대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실질적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결별할 만큼 분노한 사람이 우파 진영에 있는진 모르지만, 우리가 실망한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코르테스는 미국이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너무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션 로그 전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카운티 공화당 위원회 의장은 “포퓰리즘은 늘 존재했고, 트럼프는 이를 상상조차 못 한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었다”며 “마가가 트럼프를 버리진 않겠지만, 마가 운동은 이제 트럼프보다 더 커졌다”고 경고했다.
에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보안 강화부터 미국 노동자 우선 정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공약을 이행해왔다”며 “마가 운동 설계자로서 늘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