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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분노 작전” 자칫 “대실패 작전”될 위험-NYT

"분노로 점철된 트럼프 인생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작명"

2026년 0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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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X에 올린 “에픽 퓨리 작전(역대급 분노 작전)” 첫 공지 브리핑을 알린 공지. 분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측근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2026.3.17

미국의 이란 공격 작전명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택한 것으로 더없이 트럼프다운 선택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11일 켄터키 주 유세에서 작전명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에게 제시됐던 20개 정도의 작전명이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면서 “졸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마침내 제시된 에픽 퓨리 작전이라는 이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에픽(epic)이라는 단어는 ‘장편 서사’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에픽 퓨리 작전은 “역대급 분노 작전”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하는 일들이 “전례 없는” 가장 크고, 가장 많고, 가장 최초인 것으로 묘사해왔다.

더없이 트럼프다운 작명

따라서 에픽 퓨리 작전은 전쟁 이름으로서 더없이 트럼프다운 선택이다.

저스트 코즈 작전(Operation Just Cause; (파나마) 정의를 위한 작전), 리스토어 호프 작전(Operation Restore Hope; (소말리아) 희망 복구 작전), 업홀드 데모크라시 작전(Operation Uphold Democracy; (아이티) 민주주의 수호 작전), 엔듀어링 프리덤 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 (아프가니스탄) 항구적 자유 작전)과 같은 이름은 트럼프의 취향이 아니다. 자유나 희망처럼 미국적 가치나 고양된 감정을 담아내는 이름과 달리 트럼프는 분노를 택했다.

트럼프의 10년 정치 활동은 ‘분노’로 점철돼 왔다.

외국 이민자들을 향한 분노. 동맹국들을 향한 분노. 민주당원들을 향한 분노. 자신에게 맞서는 공화당원들을 향한 분노.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공무원들을 향한 분노. 검사, FBI 요원, 판사, 언론인, 로펌, 명문대, 문화계 인사, 기업인, 여론조사원, 중앙은행장, 그리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향한 분노 등등.

그의 유세 연설, 기자회견, 소셜미디어 글도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그는 언론의 “진짜 병들고 미쳐버린 사람들”,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 “인지 능력이 엉망인 캘리포니아 주지사”,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켄터키주 공화당 하원의원을 “완전하고 전면적인 재앙”, 하버드대 교수를 “부적응자”라고 공격했다. 이란 지도자들은 “미치광이 쓰레기들”이라고 불렀다.

트럼프는 16일 밤에도 소셜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패소한 것에 분개해 폭언을 시리즈로 쏟아냈다.

“완전히 무능하고 창피스러운” 대법원, “미쳐버린” 전직 특별검사, “최악의” 연방준비제도 의장, “극도로 무능한” 전직 대통령 조지프 바이든, “반역죄로 기소되어야 마땅한” 언론인들, 그리고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제멋대로에 심술궂고 부정하며 완전히 통제 불능인 판사” 등이다.

매일 같이 분노에 가득 찬 표현 쏟아내
트럼프의 분노는 그의 반대자들의 분노를 촉발하기도 한다.

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1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민주당원들은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 “분노”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와 측근들은 반대자들이 ‘트럼프 이상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비난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사적으로는 트럼프 못지않게 분노를 표시한 사례들이 많다.

그러나 트럼프처럼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시한 경우는 드물었다.

트럼프는 독설을 피하지 않으며 분노를 자신의 공적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사진을 찍을 때 트럼프는 웃기보다 찡그리는 표정을 짓는 일이 잣다.

14년 전 “당신 해고야”라고 선언하는 장면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을 염두에 둔 듯하다.

젤렌스키 몰아 부친 뒤 “멋진 TV 장면”
지난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몰아붙인 뒤 “아주 훌륭한 TV 장면이 될 것“이라며 좋아한 일도 있다.

트럼프 측근들도 분노를 공개적으로 표출한다.

폭스 뉴스 진행자 출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전쟁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가짜 뉴스”를 집중 공격했다.

역시 폭스 뉴스 진행자 출신인 지닌 피로 연방 검사도 지난 14일 까다로운 질문을 한 기자에게 “그만하라”고 쏘아붙였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반대파 의원을 ”위선자“라고 불렀고 다른 의원은 “한물간 실패한 변호사”라고 불렀다.

공식 정부 계정을 사용하는 백악관 당국자들은 하루하루 누가 가장 못되게 구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

“완전한 허수아비에 패배자” “또 틀렸군, 멍청아” “인간이라 부르기도 슬프고 한심한 존재” “오만한 나쁜 놈” “공인된 거짓말쟁이에 사기꾼” 등이 지난 1주일 사이에 쏟아진 내용들이다.

에픽 퓨리라는 작전명은 비디오 게임 이름처럼 들리는데 백악관이 전쟁을 홍보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분위기다.

미 정부는 이란 공격을 마치 최신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전투 비디오 게임 시리즈)’ 게임의 최신편인 양 묘사하는 동영상을 배포했다.

대부분의 현대 미 군사작전명은 민주주의, 정의 등 덕목을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의 지난 1월 베네수엘라 기습 작전조차 ‘앱솔루트 리졸브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완전한 결의 작전)’으로 명명됐다.

에픽 퓨리라는 작전명은 전쟁이 성공적이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면 ‘에픽 페일 작전(Operation Epic Fail·대실패 작전)’이라는 조롱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트럼프도 위험성을 잘 아는 듯하다. 지난주 켄터키주 유세장에서 트럼프는 “에픽 퓨리 작전!”이 멋진 이름이라면서 “이기면 좋은 이름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조기에 승리를 선언해버린 이유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는 “우리는 이겼다. 이겼단 말이야, 우리는 이겼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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