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더 타임스는 19일 “핵무기는 세계에서 가장 광적인 정권에게는 어쩌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지 모른다”며 이란 전쟁을 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보유하려고 하는 지를 더 잘 알 수 있다고 그 배경을 분석했다.
김정은에게 이란의 사례는 정권 생존이 목표라면 더 위험한 무기를 보유할수록 좋다는 교훈을 준다는 것이다.
리처드 로이드 패리 아시아 편집자는 먼저 리비아의 전 지도자 무하마디 카다피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핵을 포기한 뒤 반군에 붙잡혀 숨진 카다피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설득하던 영국과 미국 외교관들은 카다피가 핵 개발을 하다 현명하게 방향을 전환했다고 했다. 카다피 핵포기 이후 정권은 더 안전해졌다는 것이었다.
패리 편집자는 이 말을 전해 들은 북한 고위 외교관은 “카다피가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말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북한 관리의 말처럼 카다피는 2011년 내란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의 폭격 지원을 받은 반군에 의해 축출된 뒤 체포, 처형됐다.
북한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서 자신들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로 카다피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핵무기 보유를 통해 생존과 안전을 도모하던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월 28일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했다.
김정은의 견고한 입지, 핵보유가 주요 요인
김정은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15년이 지난 뒤에도 확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상당 부분 핵무기 보유 덕분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패리는 분석했다.
잔혹한 탄압, 호전적인 수사, 기괴한 개인숭배로 김씨 일가는 종종 미치광이로 묘사되지만 유일한 장기적 목표가 정권의 생존이라면 핵무기와 운반 수단 확보는 그들이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현명한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패리는 리비아와 이란 지도자의 사망과 북한 김정은의 생존은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무기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용납할 수 없는 지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암울한 교훈을 준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영변 공격 직전 중단…한국의 막대한 피해 예상 때문
북한은 1980년대 영변에 원자로를 건설했고 핵탄두 원료로 가공될 수 있는 사용후 핵연료봉을 제거하면서 1994년 위기를 맞았다.
북한은 미국의 이란 공격 이전과 비슷한 단계, 즉 핵폭탄 제조에 근접했지만 ‘핵무기 보유국’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올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클린턴은 영변 원자로에 대한 공습 명령을 내리기 직전까지 갔지만 철회했다. 북한이 보유한 재래식 및 화학 무기로 한국에 엄청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 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3년 이라크는 미국과 영국군의 침공을 받아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 뒤 사형이 집행됐다.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문제에 집중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 노력은 포기했다고 패리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정은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제안했을 때 이를 거부했고 그런 기회는 이제 완전히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패리는 분석했다.
김정은 이란 사태의 교훈 ‘인근 지역 미군 증강은 위험’
패리 편집자는 김정은이 이란 공격에서 얻었을 몇 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하나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살해한 것과 같은 지도부 제거 공격의 위험성이다.
또 하나는 이란 폭격에 앞서 중동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인근 지역에 대규모 미군 증강이 이뤄지는 경우 이는 공격의 전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미군 증원군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기 전에 먼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에 핵폭탄을 성공적으로 운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중단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 심지어 미국령 괌까지 폭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패리는 관측했다.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을 공격하는 것은 어떤 미국 대통령도 쉽게 감수하지 않을 일이다.
따라서 이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일종의 보험이며 김정은을 미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면서도 극도로 안전하게 지켜온 정책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패리 편집자는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