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부회장이 회의에서 한국인 비하 표현을 사용해 폭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1일 일본 매체 슬로우뉴스와 허프포스트 등에 따르면, 기타노 다카히로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연맹(JBLSF) 회장이 지난 2월 연맹 임원회의에 참석한 이사에게 한국인 비하 표현과 함께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회의는 일본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이 연맹 측의 행정 실수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놓치게 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됐다. 청문 대상이었던 전략 강화 담당 이사는 이 자리에서 조직 개선안과 선수 지원 체계 보강안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기타노 회장은 회의 시작 40분 만에 갑자기 토론을 중단시키고 해당 이사를 향해 “당신은 아무 분석도 못 했고 계획성도 없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스포츠계에 몸담고 있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강한 질책을 퍼부었다.
약 20분간 이어진 폭언 과정에서 기타노 회장은 “결과를 보고 분석하는 건 바보나 조센징도 할 수 있다”는 차별적 표현을 사용했다. 기타노 회장은 발언 이후에도 이를 철회하지 않았으며,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임원들 역시 그를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어 원문에 나온 ‘チョン'(쵼)은 한국인과 조선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슬로우뉴스는 “기타노 회장은 현재 JOC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는데, 차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과 아시아 공헌을 강조해 온 JOC 역사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허프포스트는 연맹 관계자 증언을 인용해 “기타노 회장이 평소 다른 자리에서도 한국인 비하 표현을 자주 사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전지훈련이 취소되었을 당시, 한국에서의 대체 훈련 방안이 검토됐으나 기타노 회장이 “한국이라는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는 증언 나왔다.
특히 질책을 당한 이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팀과의 협력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기타노 회장은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노 회장은 2012년부터 14년째 연맹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JOC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일본 스포츠계의 유력 인사다. 연맹 관계자들은 “회장에게 반대 의견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건설적인 논의가 불가능해 유능한 선수와 스태프들이 연맹을 떠났다”고 토로했다.
허프포스트와 슬로우뉴스는 연맹과 JOC 측에 입장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