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재군사화를 거론하며 사나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를 강하게 ‘비난(castigated)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회담 내용을 잘 아는 인사 7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일본 문제를 언급할 때 목소리를 높이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 회담 전까지 미·중간 사전 협의에 이 문제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관리들은 다소 놀랐다고 한다. 복수의 인사들은 일본에 대한 비난이 양 정상의 이틀간 회담에서 가장 격렬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의 국방비 증액을 맹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보다 공세적인 안보 태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최대 안보 우려 대상인 중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악관과 일본 정부는 두 정상간 통화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국민에 대한 깊은 존중과 다카이치 총리와 긴밀한 개인적 관계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대표단은 중국 측에 일본내 미군 대규모 주둔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했다.
중국 주미 대사관은 시 주석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일본 우익 세력이 역내 평화의 기반을 뒤흔들려 한다고 비난했다고 FT는 전했다.
대사관은 “일본은 무엇보다 대만 문제에 대한 잘못된 발언과 행동부터 바로잡고 무모한 재무장 추진을 중단하며 선린우호와 평화 발전이라는 올바른 궤도로 돌아와야 한다”며 “구체적인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관저는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국장을 역임한 크리스토퍼 존스톤은 시 주석의 강경한 반일 발언과 미·중 관계 안정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이용하려는 시도의 결과는 오히려 일본의 ‘안보 자립’ 시도를 정당화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 주석의 자기 인식 부족은 놀라울 정도다. 그의 행동이 오히려 더 강한 일본의 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국의 반일 수사는 국외에는 별다른 청중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오스트레일리아와 필리핀, 심지어 한국 등 역내 파트너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도 재군사화하는 일본보다 공격적인 중국을 훨씬 더 우려한다”고 했다.
일본은 최근 매년 발간하는 방위백서에서 중국을 북한보다 앞선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해왔다.
일본은 2023년부터는 중국의 군사 활동과 대외 태도를 가장 심각한 전략적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026년판 초안은 중국의 군사적 공세성 강화 사례들을 강조하고 중국과 러시아간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급격히 악화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중국의 대만 공격은 일본에 존립 위기가 될 수 있으며, 자위대 투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등 보복에 나섰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