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이 일반 대중에게 개방된 사유지에서 총기를 휴대하려면 건물 소유주의 명시적인 허가를 받도록 한 하와이주의 총기 규제법이 수정헌법 제2조를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수년간 총기 소지 권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대법원의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다른 주의 유사한 총기 규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대법원은 25일(현지시간) ‘울퍼드 대 로페즈(Wolford v. Lopez)’ 사건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의 의견으로 하와이주의 관련 법률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쟁점이 된 법은 2023년 제정된 하와이주 법(Act 52)으로, 총기 휴대 허가를 받은 사람이라도 상점, 식당, 호텔, 쇼핑몰, 주유소 등 일반인이 출입하는 사유지에서는 건물주가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한 권총을 휴대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총기 소지자들이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총기 권리 단체들은 이 법을 ‘뱀파이어 규정(Vampire Rule)’이라고 불러왔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이 같은 제도는 수정헌법 제2조가 보호하는 자기방어를 위한 총기 휴대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며 “미국인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휴대할 권리를 사실상 무력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따라 총기 휴대 허가를 받은 사람들은 원칙적으로 일반에 개방된 사유지에서도 총기를 소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개별 업주나 건물 소유주가 ‘총기 반입 금지(No Guns Allowed)’ 안내문을 게시하거나 별도로 총기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계속 허용된다. 즉, 기본 원칙이 ‘허용’으로 바뀌고, 총기를 금지하려면 소유주가 직접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사건은 2022년 연방대법원이 뉴욕주의 총기 허가 제한을 위헌으로 판단한 ‘브루언(Bruen)’ 판결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대법원은 총기 규제가 미국의 역사적 전통과 부합해야만 헌법에 합치된다는 새로운 심사 기준을 제시했으며, 이후 연방 및 주 정부의 총기 규제가 잇따라 법원의 심판대에 오르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하와이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메릴랜드 등 유사한 규제를 시행 중인 주들의 총기 규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관련 법률 역시 이번 판결에 따라 위헌 논란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진보 성향의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반대 의견에서 “이번 판결은 주정부와 사유재산 소유주의 공공안전 보호 권한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다수 의견을 비판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