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가격이 가뭄과 외래 해충의 유행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중소 육가공업체에 대한 보조금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햄버거용 다진 소고기 1파운드 평균 가격은 6.72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했다.
웰스파고 농식품연구소도 분쇄육과 스테이크용 쇠고기 가격이 전년 대비 14% 올랐다고 분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생우(Live cattle) 선물 가격 역시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미국 쇠고기 가격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소 사육 두수가 줄어든 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사료비·목초지 관리비·인건비 등 생산 비용도 오르며 급등했다.
WSJ은 “그 결과 번식용 암소를 남겨두기보다 당장의 수익을 위해 소를 판매하는 목장주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美 소 사육 규모, 1951년 이후 최저…가뭄·신대륙 나사벌레 탓
올해 초 미국 소 사육 두수는 8620만 마리로, 195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공급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웰스파고 농식품연구소의 로빈 웬젤 소장은 “송아지가 시장에 출하되기까지 2~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외래 해충의 유행도 악재로 떠올랐다. 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위생검사국(APHIS)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27건의 신대륙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주로 쇠고기가 유명한 텍사스 남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나사벌레는 동물의 상처에 알을 낳고 유충이 주변 조직을 파먹으며 자라는 파리다. 농무부는 식품 안전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방역 조치로 유통에 차질이 생기며 물류 비용이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어니스트는 “미국인들은 가격이 올라도 고기 소비 성향을 쉽게 바꾸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제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적게 오르는) 닭고기, 돼지고기 등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육가공업체, 소 1마리당 46만원 손실…농무부, 보조금 계획도
쇠고기 가공업체들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소 한마리 당 약 300달러(약 46만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4대 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올해 초 네브래스카에 있는 한 대형 쇠고기 가공 공장을 폐쇄했으며, 미국 최대 쇠고기 가공업체 JBS는 이달 초 가격 급등으로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시설을 폐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규모 육가공업체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업체들은 닭고기와 돼지고기 등 다양한 육류 제품을 취급하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쇠고기 사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WSJ은 이날 “상무부가 중소 육류 가공업체에 최대 5억 달러(약 780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4대 업체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보조금은 일정 수준의 가공량을 유지하는 소고기 가공 공장에 배분될 예정이다.
쇠고기 가격 안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법무부는 육가공 업체를 상대로 가격 불법 담합 등 수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