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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4.2%인데 … 200만명, 반년 넘게 일자리 못 구했다

실업자 4명 중 1명 이상 6개월 넘게 구직 ... 전문서비스 실업자는 3명 중 1명 장기실업

2026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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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4세 핵심 노동연령층·화이트칼라 직격

미국이 넉 달 연속 고용 증가를 기록하고 실업률도 4.2%로 낮아졌지만, 200만명에 가까운 구직자는 반년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이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25~54세와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장기실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미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6월 전체 실업자 가운데 27주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실업자의 비중이 27.3%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장기실업자 비중은 코로나19 충격에서 고용시장이 회복되던 2021년 말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6개월은 많은 구직자의 퇴직 위로금이 바닥나거나 실업급여 지급이 끝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연방정부 통계를 보면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구직 기간이 특히 길었으며, 연령별로는 25~54세 핵심 노동연령층에서 장기실업 피해가 컸다.

WSJ은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사는 회계사 노리그 카라카시안(38)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1년6개월째 일자리를 찾고 있다. 카라카시안은 “채용 담당자와 1차 전화 면접은 여러 차례 하지만 실제 채용 절차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라카시안은 갑작스러운 이혼 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부모 집으로 옮겼다. 그러나 회사에서 새 거주지 인근 근무지로 전근할 수 없어 결국 직장을 그만뒀다. 재무감사 분야에서 곧 새 일자리를 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제는 열쇠공이나 시계 제작·수리공 등 다른 직종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고 있지만, 미국 노동시장 전체로 보면 기업들은 기존 직원을 대거 해고하지도 신규 인력을 적극적으로 뽑지도 않는 ‘저채용·저해고’ 상태에 머물러 있다. 고용 증가폭은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해 말보다 커졌지만,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신규 채용 비율은 2년째 거의 제자리다.

전체 실업률이 낮아 장기실업이 미국 경제 전반을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개인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당파 경제정책 연구단체 임플로이 아메리카의 프레스턴 무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해고가 급증하지 않아 단기 실업자 수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신규 채용은 뚜렷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잡페어에 참석한 구직자들 모습[위키미디어커먼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5~34세의 실업자 수가 가장 많았고, 이 연령대에서 장기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7%로 가장 높았다. 여기서 장기실업자는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을 뜻한다. 일부 장기실업자가 취업하더라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다른 구직자들이 27주를 넘기며 새로 장기실업자로 들어오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문서비스 부문 실업자의 3분의 1 이상이 6개월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연방정부 감원으로 타격을 입은 정부 부문 종사자와 금융·정보기술 분야 근로자 중에도 장기실업자가 많았다.

채용 플랫폼 인디드의 로라 울리치 경제연구 책임자는 “현재 채용 규모가 매우 적어 일단 실직하면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며 “특히 고용 증가가 거의 없었던 일부 화이트칼라 업종에서 더 심하다”고 말했다. 울리치 책임자는 채용률이 높아지기 전까지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화이트칼라 구직난을 인공지능(AI)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일부 기업이 감원 발표 과정에서 AI 투자 확대를 거론했지만, AI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인력을 대거 늘렸던 기업들이 중간 관리직을 줄이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에서 채용 담당자로 근무하다 2023년 1월 해고된 댄 로스(41)는 3년 넘게 일자리를 찾고 있다. 두 자녀를 둔 그는 공공부문 근로자 노조에서 일하는 아내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 로스는 “일해서 버는 돈이 보육비보다 많지 않다면 일을 해도 경제적으로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장기실업이 이어지면 저축이 줄고 퇴직연금 적립도 중단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은 경력과 인맥을 쌓아야 할 시기를 놓쳐 그 후유증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 앨프리도 로메로 노스캐롤라이나 A&T주립대 경제학과장은 장기 구직자들이 결국 저임금 일자리를 받아들이면서 소득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News LA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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