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중심의 소규모 기획사이던 하이브(HYBE)(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멀티 레이블 체제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을 통해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있다는 세계적 경영학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10일 K-팝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의 블루오션전략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사례연구 ‘하이브: BTS를 넘어선 성장의 구축(HYBE: Building Growth Beyond BTS)’에서 하이브가 방탄소년단 론칭과 위버스 구축, K-팝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진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폭발적 성장을 이뤘고 장르·지역·사업 영역 다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구오영 선임연구위원과 세계적 경영이론인 블루오션 전략을 창안한 김위찬·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 집필했다.
인시아드 블루오션전략연구소는 하이브를 중장기 성장 공식을 구축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규정하고, 그 성장 전략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단일 슈퍼스타 중심 회사에서 출발해 2021년 글로벌 멀티 레이블 체제를 본격화하며 성장 기반을 넓혔다. 나아가 2024년 발표한 ‘하이브 2.0’ 전략을 향후 블루오션을 확장하는 발판으로 조명했다.
방탄소년단이 연 블루오션…장기 성장을 위한 전략 전환 모색
연구는 방탄소년단이 K-팝 시장을 개척한 과정을 먼저 주목했다. 소규모 음악 기획사로 출발한 하이브가 방탄소년단을 통해 기존 K-팝 시장내 경쟁을 넘어 세계 음악 산업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방탄소년단의 자작곡과 서사 중심의 음악,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소통이 기존 K-팝 소비층을 넘어 전 세계 ‘비(非)고객’을 유입했다고 봤다. 팬덤 ‘아미(ARMY)’와 관계를 바탕으로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를 잇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지식재산권(IP) 사업으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그런데 하이브의 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단일 아티스트 의존이라는 전략적 딜레마를 낳았다. 이와관련, 연구진은 “성공에 만족하기보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2023년 관훈포럼 발언을 인용하며, 하이브가 성장의 정점에서 성공 공식의 확장 방안을 모색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단일 팀 의존도 완화를 위한 구조적 해법으로 ‘멀티 레이블’ 전략을 꼽았다. 방 의장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창의성에 기반한 제작 산업’으로 보고, 독창성을 희석시키는 획일적 제작 방식 대신 기존 레이블 인수와 신규 아티스트 개발을 병행하는 전략을 택한게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2021년 미국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 글로벌 멀티 레이블 체제를 본격화한 점을 톺아봤다.
연구진은 하이브가 멀티 레이블 체제를 통해 각 레이블이 고유한 창작 정체성과 아티스트 앤 레퍼토리(A&R) 전략에 대한 자율성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글로벌 유통, 지식재산권(IP) 개발, 데이터 분석, 팬 참여 확대 등 공통 인프라를 공유하는 구조를 설계했다고 짚었다.
이러한 방식은 창작과 운영을 분리해 레이블의 독자성과 빠른 성장을 이끌었으며, 특정 아티스트에 집중된 리스크를 여러 장르와 세대, 시장으로 분산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지에서 K-팝 방법론 이식해 아티스트 육성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도 주효
연구진은 하이브의 두 번째 성장축으로 글로벌 현지화 즉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에 주목했다. 하이브는 “‘’K’라는 틀에 머물면 성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방 의장의 지론에 따라 기존 글로벌 확장 전략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해외 인재를 한국에서 데뷔시키던 방식과 달리 하이브는 해외 거점에 현지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투자했다. 제작·육성을 아우르는 K-팝 방법론을 각 거점에 이식하고 각 시장의 문화적 특성에 맞게 IP와 운영방식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의 성공사례로 ‘캣츠아이(KATSEYE)’를 제시했다. 캣츠아이는 하이브 아메리카와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게펜 레코드가 공동제작한 걸그룹이다. 캣츠아이는 앞서 ‘2026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3관왕을 차지했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선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연구진은 캣츠아이를 K-팝을 여러 지역과 장르로 확장할 수 있는 창의적 제작 시스템의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했다.
하이브는 일본과 라틴아메리카에서도 각각 현지 육성 아티스트를 배출했다. 인도에서는 현지 오디션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하이브는 2017년 연간 해외 매출 비중이 28%였던 내수 중심 회사에서 지난해 73%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했다.
하이브 2.0전략, 블루오션 확장 전환점 주목
연구진은 하이브가 2024년 내놓은 ‘하이브 2.0’ 전략이 회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하이브는 기존 ‘레이블·솔루션·플랫폼’ 구조를 ‘음악·플랫폼·기술 기반 미래 성장’이라는 3대 축으로 재편하고, IP를 중심으로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연구진은 하이브 2.0을 새로운 성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으로 진단했다. 소수 슈퍼스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슈퍼팬’ 경제를 심화하는 동시에, 사업을 여러 지역과 장르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인시아드는 넷플릭스·스포티파이·유니버설뮤직그룹(UMG) 등 세계적 엔터테인먼트사들을 연구해왔으며, K-팝 기업을 사례연구로 다룬 것은 하이브가 처음이다. 이번 사례연구는 전 세계 약 3000개 대학에서 교재로 활용된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