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전, 빅에이 텅 빈 그라운드에 그리섬이 코치와 나와 개인 타격 연습에 한창이다. 마운드에 피칭 머신을 놓고 코치가 하나둘 넣어주는 공을 신중하게 타격한다. 외야로 뻗은 공들은 아무도 주울 사람이 없다. 그로부터 6시간 반 뒤, 에인절스는 로열스에 6대 7로 졌다. 안타는 10개로 같았고 실책은 에인절스만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리섬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경기 전 브리핑에서 스즈키 감독은 최근 타선의 변화를 설명했다. 장타에만 기대지 않고 주자를 움직여 점수를 만들어내려 한다는 것이었다. 의도된 변화냐는 질문에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여러 가지가 조금씩 섞여 있다. 뭔가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으려 하고, 주자를 움직이고, 실제로 득점을 만들려는 것이다. 홈런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게 완전히 우리의 전부라는 말은 아니지만 일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타선은 그 말을 실행했다. 득점권에서 6타수 4안타. 3회 넉 점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고, 그 한복판에 샤누엘이 있었다. 샤누엘은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해 팀이 낸 6점 중 4점을 혼자 만들었다.
경기 후 샤누엘은 개인 기록보다 결과를 먼저 말했다. “어쨌든 팀으로는 졌다.” 그러면서 최근 며칠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홈런에 의존하지 않는 것, 그게 우리가 해온 것이다. 단타와 2루타가 훨씬 많아졌다. 팀 타석을 만들고, 필요할 때 주자를 진루시키고, 큰 순간에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 요전 날은 그게 나였을 뿐이다.” 라면서 스즈키 감독의 말을 되새겼다.

결정타 상황의 접근법을 묻자 샤누엘은 구체적으로 답했다. “첫 커브를 봤고, 커터가 가운데로 몰린 걸 살렸다.” 그리고 네토를 언급했다. “바로 뒷타석에서 네토가 큰 걸 쳐줬다. 바통을 넘기는 경기였고, 공격적으로 꽤 잘해냈다.”
문제는 마운드였다. 선발 로드리게스는 4이닝 89구 3피안타 3실점 5탈삼진 2볼넷. 5회를 넘기지 못했다. 매시에게 맞은 홈런이 뼈아팠다. 감독은 “슬라이더가 몇 개 좋았다. 불펜에서 작업해온 부분이고 더 단단해졌고 모양이 나아졌다. 패스트볼도 좋았다”면서도 “매시에게 슬라이더 하나가 높게 몰렸다. 2스트라이크였는데 그게 아쉬웠다”고 짚었다. “전체적으로 잘 던졌지만 적은 이닝에 투구 수가 많았다”는 것이 총평이었다.

로드리게스 본인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위는 좋았다. 로케이션도 몇 개는 좋았다. 그냥 안타가 나왔을 뿐이다.” 홈런 장면을 다시 봤느냐는 질문에는 “꽤 놀랐다…던지려던 공을 그대로 던졌다. 그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타자가 잘 친 것”이라고 인정했다. “기분은 나쁘지만 어쩔 수 없다”고도 했다.
로열스는 두 명이 7타점 전부를 만들었다. 캐글리온이 4타수 3안타 홈런 5타점, 매시가 4타수 3안타 홈런 2타점. 감독은 상대 타선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들은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타석에서 버티고 싸운다. 오늘 우리가 실투를 했을 때 좋은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팀이 그렇다는 걸 알고 들어왔다.”
에인절스는 48승 75패가 됐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데트머가 로열스의 돕낵과 맞선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