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으로 급등했던 항공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운임 인하를 주저하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곳이 가격을 내리면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으로 번져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도입된 유류할증료의 영향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릭 루이스는 “모두가 아무도 먼저 가격을 내려 늦여름 예약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전쟁을 촉발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대치 상태”라고 말했다.
항공유 가격은 고점에서 크게 떨어졌다. 북서유럽 항공유 벤치마크 가격은 지난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t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약 13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지난 3월 배럴당 114달러를 넘어선 뒤 현재는 9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은 운임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에어프랑스-KLM의 벤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한 자릿수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을 언급하며 “항공업은 마진이 낮은 사업”이라며 “가격을 유지할 기회가 있다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견조한 여행 수요가 이어지면서 항공사들도 운임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 경영진들은 올해 항공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음에도 뚜렷한 수요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벤 미니쿠치 알래스카항공 CEO는 승객들이 지난해보다 “10~20%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고 추산하면서도 “고객들이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임계점에 도달하는지를 매우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는 항공권 가격을 약 3분의 1 인상했지만 수요는 약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만 견조한 여행 수요와 항공유 가격 하락에도 일부 항공사들은 공급을 줄이며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란 전쟁 여파로 올해 항공업계 수익성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리티시에어웨이 모회사 IAG의 루이스 가예고 CEO는 “가격은 연료 가격뿐 아니라 공급과 수요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 운항 공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항공사들은 운임을 낮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운임을 전쟁 이전보다 5% 높은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다.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 등 중동 항공사들도 고객을 되찾기 위해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