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스 캠프도 가짜 조사 홍보했다 삭제…LA시장 선거판 ‘가짜 여론조사’ 파문
현직 LA 시장 캐런 배스(Karen Bass)가 시의원 니시아 라만을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고 있다는 LA 시장 선거 여론조사가 실제 조사가 아닌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조사 결과를 발표했던 업체가 스스로 모든 조사 자료를 철회하면서 LA 시장 선거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를 자처했던 미디언 스트래티지스(Median Strategies)는 17일 웹사이트를 통해 그동안 발표한 여론조사가 실제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미디언 스트래티지스는 “여론조사 프로젝트를 종료했으며 추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서 발표한 모든 여론조사 자료를 철회하며 이를 실제 여론조사 데이터로 인용하거나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업체는 이어 자신들이 “독립적인 검증 없이 여론조사로 알려진 정보가 정치 정보 생태계에 어떻게 유입되고 확산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단기 사회 실험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가짜 여론조사는 오는 11월 3일 LA 시장 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배스 시장이 라만 시의원을 약 12%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 미디언 스트래티지스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LA 유권자 56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4.1%포인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이 같은 조사 자체가 실제로 실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짜 조사에는 예비선거에서 스펜서 프랫을 지지한 유권자들의 표심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까지 포함돼 있었다.

조사 결과라고 제시된 자료에서는 응답자의 16%가 프랫에게 투표했다고 답했으며 이들 가운데 약 85%가 결선에서 배스 시장을 지지하고, 라만 시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약 7%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미디언 스트래티지스는 이를 토대로 “현직 시장과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과 연계된 도전자 가운데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프랫 지지자 대부분이 선거에 불참하기보다는 배스를 더 친숙하고 온건한 선택지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배스 시장 선거 캠프도 이 조사 결과를 실제 여론조사로 받아들여 홍보했다는 점이다.
LA타임스(Los Angeles Times)에 따르면 배스 시장은 이후 삭제된 선거 캠프 엑스(X) 계정 게시물을 통해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일을 해내고, 현장에 나타나고, 추진력을 얻고 있습니다. LA, 함께 해봅시다!”라고 밝혔다.
가짜 여론조사 사실이 드러난 뒤 배스 캠프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배스 캠프 대변인은 “이 여론조사는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됐다”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악의적인 시도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기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라만 캠프는 배스 캠프가 여론조사의 출처와 신뢰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라만 캠프 대변인은 “시장의 선거 캠프가 출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가짜 여론조사를 홍보했다”며 “이는 기본적인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행정부의 가장 최근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팟홀 수리를 완료하기 전에 관련 게시물을 올린 사례와 보일 하이츠(Boyle Heights) 주민들에게 리니지(Lineage) 냉동창고 청소 완료 시점을 안내했던 사례 등을 거론하며 배스 행정부의 업무 처리 방식을 비판했다.
라만 캠프 측은 “LA 주민들은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명확하게 소통하며,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실제로 일을 해내는 시장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출처와 조사 방법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정치 여론조사가 언론 보도와 선거 캠프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제 조사처럼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선거 여론조사 검증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