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스시맨과 마켓 스시 가맹점주 수백 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노동법 소송에 대해 관련 업체들이 반소를 제기한 데 이어 연방법원으로 이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법 위반 혐의로 제소된 에이스 스시와 아시아나 매니지먼트 그룹은 캘리포니아주의 독립계약자 판단 기준인 ‘ABC 테스트’를 프랜차이즈 관계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캘리포니아주와 노동당국 책임자들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했다.
샌디에고 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사건기록에 따르면 에이스 스시 프랜차이즈(Ace Sushi Franchise Corp.)와 아시아나 매니지먼트 그룹(Asiana Management Group)은 지난 8월 17일 31쪽 분량의 반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지난 8월 19일 피고인 후지산 프랜차이징(FujiSan Franchising)과 후지 푸드 프로덕츠(Fuji Food Products)가 연방법원 이송 통지서를 제출하면서 사건 상태는 ‘연방법원 이송(Removed to Federal Court)’으로 변경됐다.
앞서 샌디에고 카운티 노동기준집행국(OLSE)은 지난 6월 17일 에이스 스시와 아시아나 매니지먼트, 어드밴스드 프레시 컨셉츠 계열, 후지산 프랜차이징, 후지 푸드 프로덕츠 등을 상대로 노동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카운티는 이들 업체가 직원으로 고용해야 할 마켓 스시 조리사들을 독립 사업자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로 취급해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수당, 식사·휴식시간, 유급병가와 업무비용 상환 의무를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스시맨은 주 7일, 일주일에 50~70시간을 일했지만 식재료비와 장비 임대료, 포장비, 프랜차이즈 비용, 보험료 등을 공제하면 실제 수입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카운티 측 주장이다.
이번 반소의 핵심은 ABC 테스트의 적용 여부다.
ABC 테스트는 근로자가 직원인지 독립계약자인지를 판단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기준이다. 업체가 근로자를 독립계약자로 취급하려면 해당 근로자가 업체의 통제에서 자유롭고, 업체의 통상적인 사업과 다른 일을 하며, 같은 분야에서 독립된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 한 가지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직원으로 간주된다.
샌디에고 카운티는 마켓 스시업체들이 메뉴와 레시피, 생산량, 재료 구매처, 위생관리와 판매 방식을 통제한 만큼 가맹점주들이 사실상 직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에이스 스시와 아시아나 매니지먼트는 이러한 통제가 고용 관계의 증거가 아니라 제품의 품질과 식품안전, 브랜드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의무라고 반박했다.
업체 측은 연방 상표법인 랜햄법이 브랜드 소유자에게 가맹점의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도록 요구하는데, 캘리포니아주는 이를 직원 관계의 증거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ABC 테스트를 적용하면 캘리포니아의 모든 가맹점주를 직원으로 전환하거나 주 내에서만 별도의 운영체계를 만들어야 해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에이스 스시와 아시아나 매니지먼트는 법원에 프랜차이즈 관계에는 ABC 테스트 대신 업무 통제와 투자, 손익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보렐로 테스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ABC 테스트의 프랜차이즈 적용은 연방법에 의해 배제돼야 하며 연방헌법상 통상조항과 계약조항에도 어긋난다는 확인 판결을 요구했다. 반소를 통한 금전배상 청구는 하지 않았다.
이번 반소와 연방법원 이관으로 사건은 개별 스시맨의 체불임금 문제를 넘어 캘리포니아주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 ABC 테스트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다투는 법적 공방으로 확대됐다.
법원이 업체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 카운티의 직원 인정과 체불임금 청구는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가맹점주들이 직원으로 인정되면 업체들은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수당, 휴식시간 미제공에 따른 추가 임금, 유급병가와 운영비용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통해 보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한인 마켓 스시업주가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보상 대상 여부는 각 업주의 계약 내용과 실제 근무시간, 본사의 통제 수준, 매출 및 비용 공제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원소송과 반소에 담긴 내용은 양측의 주장으로, 가맹점주들의 직원 여부와 노동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