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열풍을 틈타 한국 화장품을 모방한 위조 제품이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포장 디자인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제품명과 색상, 광고 이미지, 온라인 상품 상세페이지까지 그대로 베끼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일반 소비자가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K-뷰티 판매 비중이 큰 아마존에서도 한국 브랜드를 모방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8월 한국 화장품 업체 APR의 브랜드 메디큐브를 모방한 중국 화장품이 아마존과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 등에서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제품은 메디큐브의 ‘Collagen Night Wrapping Mask’와 ‘No More Pore Pad’ 등과 유사한 제품명을 사용했고, 메디큐브를 상징하는 핑크색과 연두색 계열 패키지 디자인까지 모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자체뿐 아니라 온라인 판매 방식까지 베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메디큐브가 과거 사용했던 모델 사진과 제품 상세페이지 이미지까지 무단으로 가져다 썼다. 중국 업체 제품임에도 검색 결과나 상품 설명에 ‘KOREA’ 또는 ‘Korean Beauty’를 강조하면서 한국 화장품인 것처럼 보이게 한 사례도 있었다.
위조 K-뷰티 제품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지난 7월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공항 세관에서는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을 모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제품 100여 개가 압수됐다.
압수된 제품들은 용기와 외관이 정품과 매우 유사해 일반 소비자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은 미국 K-뷰티 시장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뷰티 산업 전문매체 뷰티매터(BeautyMatter)는 지난 8월 30일 현재 아마존 미국 사이트에서 1,20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와 약 2만 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플레이스 데이터 업체 마켓디펜스(Market Defense)는 아마존이 미국 전체 K-뷰티 소비의 약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액도 14억5,000만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41.5% 증가했다. 미국은 한국 화장품 전체 수출의 약 20.7%를 차지했다.
아마존이 K-뷰티의 핵심 판매 창구로 자리잡을수록 위조업자들이 아마존과 같은 대형 플랫폼을 노릴 유인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정부도 위조 화장품 문제를 단순한 상표권 침해를 넘어 소비자 안전 문제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 지식재산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등과 함께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위조 의심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확대했다.
검사 대상은 지난해 1,080건에서 올해 1,200건으로 늘었다. 정부는 위조가 의심되는 화장품을 직접 구매해 성분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지식재산처와 식약처, 관세청, 대한화장품협회가 위조 화장품 유통정보 공유와 온라인 모니터링,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정부는 해외에서 발견되는 위조 K-브랜드 신고도 직접 받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지난 7월 30일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를 출범시켜 해외에서 발견된 위조상품 사진과 정보를 신고받고, 이를 해당 한국 기업에 전달해 현지 법률 대응과 단속으로 연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정품 K-브랜드를 직접 인증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지식재산처는 14일 ‘K-브랜드 정부인증제’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정품을 정부 인증상표로 확인해주고, 선정 기업에는 위조 방지 기술 도입 비용으로 최대 2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위조품은 가방이나 의류 같은 일반적인 모조품과 달리 소비자의 피부에 직접 사용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
제조 과정과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가짜 화장품의 경우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반응 등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도 아마존 등 온라인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과 리뷰만 확인하지 말고 판매자가 브랜드 공식 스토어나 공인 판매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포장 색상과 글씨체가 다르고, 어색한 한국어·중국어 표기가 있거나 기존 제품과 향과 질감이 다를 경우 위조품 가능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K-뷰티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과 동시에 이를 노린 ‘가짜 K-뷰티’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