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세계 앱마켓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의 대표적 빅테크 기업 구글과 애플에 총 63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의 불공정한 앱마켓 운영 관행에 한국 정부가 처음으로 법적 제재를 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구글에 429억 원, 애플에 208억1,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이 2021년 세계 최초로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한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첫 법 집행이다. 그동안 막대한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실상 강제해 온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한국 정부가 직접 제동을 건 것이다.
방미통위 조사 결과 구글과 애플은 앱 개발사에 자사 결제 시스템이나 불리한 조건이 붙은 제3자 결제 방식만 허용했다. 제3자 결제에도 최대 26%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각종 제한을 적용해 사실상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애플은 한국 개발사에 해외 개발사보다 불리한 수수료 산정 기준을 적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해외 개발사에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한국 개발사에는 세금이 포함된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매겼다.
방미통위는 애플이 이러한 차별적 수수료 정책으로 약 1,496억 원의 추가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제재는 단순히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 관행에도 자국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 행정처분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방미통위는 두 회사에 위반행위 중단과 업무처리 절차 개선, 시정조치 이행계획 제출 등을 명령했다. 외부 결제 방식에 대한 개발사들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다만 이번 제재가 확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신인 방송통신위원회가 2023년 10월 제재안을 통보했지만 위원회 운영 공백으로 최종 의결이 3년 넘게 지연됐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제재 지연에 책임감을 표명하면서 이번 조치가 앱 개발사와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시장 구조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 빅테크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 의지를 보여준 첫 사례다. 그러나 실제 시장 지배력이 약화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과징금 637억 원이 두 회사의 글로벌 사업 규모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인 만큼, 향후 시정명령 이행 여부와 결제 수수료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가 이번 제재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