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6일차인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 오전까지 항복하라고 압박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마리우폴 당국자들에 현지시간 이날 오전 5시까지 항복하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어놓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에 오전 5시까지 서면으로 작성된 답변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연방국방관리센터 소장인 미하일 미진체프 대령은 “오전 10시부터 낮 11시까지 모든 무장 부대는 전투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며 “11시부턴 식량, 의약품, 기본적인 생필품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호송 통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진체프 대령은 마리우폴 당국 관계자를 “스스로 지역 당국 대표자들로 칭하는 자들”이라고 지칭하며 “무고한 시민 수백명의 목숨에 책임이 있는 혐오스러운 강도들에게 호소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현재 민족주의 세력이 전면 통제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이 당신들에게 많이 달려 있지 않다는 걸 안다”면서도 “다만 시장을 포함한 당신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면모와 당신들에게 맡겨진 민간인에 대한 동정심이 있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당국자들을 향해 군사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미진체프 대령은 마리우폴 주민들이 러시아로 강제 이주됐다는 우크라이나 측 규탄에 대해서도 “주민 6만명 가량이 러시아에서 전적으로 안전하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현재 마리우폴을 포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주민 수천명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1주일간 주민 수천명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러시아 영토로 끌려갔다”며 “리보베레즈니 구역과 스포츠 클럽 건물에 있는 대피소에서 사람들을 불법으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대피소에는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로 구성된 주민 1000명 이상이 숨어 있었으며, 러시아군은 주민들을 수용소로 일단 데려간 뒤 러시아 외딴 도시로 강제 이주시켰다.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성명에서 “이같은 행위는 나치가 2차 세계대전에서 사람들을 강제 생포한 사건을 본 기성세대들에겐 친숙하다”며 “21세기에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강제 연행될 수 있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