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사의 온라인동영사서비스(OTT) 가입자 확대를 위해서다.
24일 뉴욕타임스(NY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아마존, 구글이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중계권 입찰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그동안 다이렉TV가 독점적으로 보유한 NFL 선데이 티켓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NFL 선데이 티켓은 현지 TV에서도 중계하지 않은 모든 일요일 게임을 시청할 수 있다.
디렉TV는 높은 중계권료 때문에 입찰을 포기했다. NFL은 기존 중계권료 보다 10억달러가 높은 25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디렉TV는 NFL 선데이 티켓으로 200만 가입자를 확보했으나 매년 5억달러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입찰에 애플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NFL 구단주와 리그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NFL은 향후 몇 달 안에 계약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식통은 여전히 NFL이 아마존, ESPN+, 구글 등과 계약할 여지도 남았다고 밝혔다.
OTT 업체들은 기존에는 스포츠 중계에 큰 관심이 없었다. 스포츠나 뉴스의 경우 시청자들이 한 번 시청하면 다시보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가입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자사의 OTT 서비스 확대를 위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플은 10년 동안 25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 전세계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또한 매주 금요일 밤에 열리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새로운 패키지 중계를 위해 연간 8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아마존은 목요일 밤 NFL 중계권을 위해 연간 10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 원(F1) 중계권 입찰에 나서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참여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리서치업체 모펫네이선에 따르면 디즈니, 컴캐스트, 파라마운트, 폭스 등이 2024년 판권을 위해 총 242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년 전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다만, 모든 스포츠 중계권에서 빅테크 기업이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스포츠 리그 관계자들은 방송사와의 계약을 선호한다. 시청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하는 것이 리그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레드버그 케피탈의 설립자인 게리 카디날은 “케이블 방송의 종말이라고 하는 말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케이블 방송은 가능한 많은 스포츠 중계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중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다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ESPN과 TNT가 보유한 중계권은 2024-2025 시즌 이후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