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아프리카 순방에 돌입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지 위한 행보라고 밝혔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첫 순방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으며 분쟁 중인 민주콩고와 르완다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중국과 러시아 관리들이 잇따라 아프리카를 찾은 이후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의 아프리카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한동안 아프리카를 경시했지만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며 ‘신 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를 바라지만 유럽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던 시기에 소련으로부터 해방 운동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아프리카 국가들은 러시아를 비난하길 꺼린다.
스티븐 그루즈드 남아공 국제문제연구소(SAII) 러시아-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는 미국의소리(VOA)에 “남아공이 브릭스(BRICS) 파트너 국가들인 러시아와 중국을 비판할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루즈드는 “블링컨 장관은 남아공에 서방의 편에 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 등과 관련해 원하는 답변은 듣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의 미국 연구 아프리카 센터 밥 웨케사 소장은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상당히 커졌고, 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중국의 조건 없는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봤던 냉전은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의 냉전 구도가 형성된 것은 맞다”며 “지정학적 경쟁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다른 강대국들과 경쟁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논토베코 흘레라 트리콘티넨탈 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미국과 아프리카 관계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흘레라는 “미국은 전임 대통령의 (아프리카 관련) 정책 및 성명을 되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8일 나레디 판도 남아공 외무장관과 회담하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미국의 전략을 발표한다. 새로운 전략에는 기후변화, 무역, 보건, 식량 불안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