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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기적의 순례길’ 종교 편향 논란…불교·개신교 갈등

'1004천사섬' 브랜드·작은예배당 놓고 이견

2022년 0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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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이 증도면 병풍도 기점소악도에 12개의 작은 예배당과 ‘순례자의 길’을 조성하고 있다. 24일 공개된 대기점 선착장의 ‘베드로의 집’.

전남 신안군에 조성된 ‘기적의 순례길’이 종교간 갈등 양상으로 번질 분위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기적의 순례길을 기독교에 편향된 사업이라고 지적하자 개신교 측에서 특정 종교 편향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 사무총장 김철영 목사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총연합 회의실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신안군이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기독교 선교를 위한 것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신안군이 ‘천사섬’이라고 명명한 것은 1026개의 섬 중에 물이 차면 잠기는 섬들을 제외한 1004개를 일컫는 말”이라며 “그런데 불교계는 신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 ‘천사섬'(1004) 용어를 문제삼고,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명칭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성경에 나오는 ‘천사(Angel)’이라고 읽고 이해하는 것은 개인의 판단이라서 뭐라 할 수 없다”며 “하지만 천사섬은 신안군 특성에 맞게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불교계를 비난 또는 공격하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다. 불교계가 사실관계와 의도를 잘 파악해서 오해를 풀었으면 한다. 이 일이 종교간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황종환 지식공유상생네트워크 이사장은 “‘1004’섬이라는 명칭에 대해 실제 신안군은 1004개가 넘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실제 존재하는 섬들을 아라비아 숫자로 일종의 브랜드화한 것이 ‘1004’섬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라비아 숫자인 ‘1004’섬이 한글 ‘천사’ 섬으로 읽히고, 한자 ‘天使(천사)’ 섬으로 연상된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기독교’를 연상·조장시킨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편파적 독선이다. 비논리적인 편견이라고 봐야 한다”며 조계종 측 주장을 비판했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연)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불교계가 최근 전남 신안군의 기독교 체험관 건립에 대해 종교 편향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며 “신안군의 기독교 체험관 건립은 종교 편향적 사업이 절대 그렇지 아니다. 종교차별이라고 할 만큼 행정, 재정적 지원이 편파적이지 않다. 특히 신안의 기독교 체험관 건립은 신안군의 ‘관광 사업 증진’을 위한 사업이며, 종교 편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신안군이 이미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불교계도 역지사지의 태도가 필요하다”며 “사실 종교 편향과 차별은 불교계 쪽에서 더 자주 발생했다. 정부는 그동안에도 문화재 보존을 명분으로 불교계에 천문학적 지원을 계속해 왔다. 올해도 문화재 유지보존을 위해 정부 예산이 921억원 증액됐다. 전통 문화재의 70%를 차지하는 불교계를 지원하는 예산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기공협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종교평화위원회 관계자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관계자, 박우량 신안군수 등을 만나 신안군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안군이 조성한 ‘기적의 순례길’은 12㎞, 약 1㎞마다 한개씩의 건축미술(예배당)이 자리한다. 순례길을 따라 걸으면서 만나는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찾아가는 섬 여행길이다.

앞서 조계종 측은 신안군의 종교편향성 사업을 지적하며 지난 2월 14일 신안군에 기적의 순례길 사업 추진배경과 사업계획안 등의 정보공개 신청을 했다. 이어 지난 4월 문체부에 공공사업이 특정 종교의 선교나 순례 목적에 활용돼 헌법을 위배했다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문체부 종무실 관계자는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공직자종교차별자문위원회에서 신안군의 종교차별 여부를 먼저 판단할 예정”이라며 “공직자종교차별자문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후에야 문체부 입장도 정해질 방침이다. 아직 위원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직자종교차별자문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종교 차별 여부만을 판단한다”며 “결과를 놓고 개선하는 건 각 기관의 자율적 영역이며 법적인 강제성은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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