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민 10명 중 7명은 승리할 때까지 러시아와의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은 협상 체결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갤럽이 지난 9월 2일부터 11일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승리할 때까지 러시아와의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러시아와의 협상을 체결해 가능한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26%에 그쳤다.
성별로 보면 승리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한 경우 여성(64%) 보다는 남성(76%)이 10%포인트 가량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 키이우(83%) ▲서부(82%) ▲중부(78%) ▲북부(75%) ▲남부(58%) ▲동부(53%) 순으로 전쟁 지지 비율이 높았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부와 남부 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일 수록 전쟁지지 비율이 높았다.
전쟁지지 응답자 가운데 91%는 승리 선언을 위한 조건을 묻는 후속 질문에 2014년 뺏긴 크름반도를 포함해 현재 탈환 시도 중인 점령지(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를 5곳을 모두 탈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후 뺏긴 영토 2곳(자포리자·헤르손) 탈환을 전쟁의 승리 조건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에 그쳤다. 크름반도를 제외한 점령지 가운데 현재 탈환 중인 4곳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 모든 영토 탈환을 목표로 제시한 우크라이나 정보수장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연내에 중대한 승리가 있을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영토 탈환을)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럽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영토 탈환과 전쟁지지에 대한 높은 응답률을 보인 배경에 관해 여론조사 기간이 우크라이나 군의 대규모 영토탈환 성공 소식 기간에 이뤄진 것과 개연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우크라이나는 8월 말 남부 헤르손 수복 작전 개시를 공개 선언한 뒤, 북부 하르키우를 완전 탈환한 ‘성동격서’ 전략을 앞세워 불리한 전황을 뒤집었다. 이후 동부 돈바스와 남부 헤르손으로 진격하며 탈환 면적을 넓혀간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구상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10월 초 크름대교 폭발에 따른 대규모 미사일 보복공습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작전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