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로픽은 한국 도서유통업체 통해 책 공급받아…저작권 논란 확산
미국 인공지능(AI) 산업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 업체들이 한국 서점에 약 10만 권의 책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구매 목적과 최종 납품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거래가 무산된 사실이 알려졌다.
뉴스투데이 김동헌 국민대 겸임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초 교보문고에는 해외 업체 10여 곳으로부터 한국어 서적 구매 문의가 잇따랐다. 전체 주문 규모는 약 10만 권, 추정 금액은 20억 원에 달했다.
특이한 점은 구매 방식이었다. 특정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서로 다른 책을 한 권씩 구매하겠다는 조건이었다.
교보문고는 최종 납품처와 사용 목적을 확인하려 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하자 거래를 중단했다.
알라딘과 예스24에도 비슷한 제안이 들어왔다. 알라딘은 해외 업체의 한국어 중고책 구매 요청을 거절했고, 예스24 역시 면담까지 진행했으나 사용 목적을 확인하지 못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들 업체가 실제 미국 AI 기업에 학습용 데이터를 공급하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AI 기업들이 종이책을 대량 구매해 디지털 학습 데이터로 전환해 온 사실은 이미 드러났다.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은 ‘프로젝트 파나마(Project Panama)’를 통해 수백만 권의 종이책을 확보한 뒤 스캔하고 원본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AI 학습 자료를 구축했다.
한국 도서유통업체 웅진북센도 2024년 앤트로픽과 계약을 맺고 2025년부터 약 3,000박스의 책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도서 수량과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AI 학습에 활용된 책의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6월 연방법원은 합법적으로 구매한 종이책을 스캔해 AI 학습에 이용한 행위는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불법 복제 사이트에서 확보한 도서의 영구 보관은 별개로 판단했다.
이후 앤트로픽은 불법 복제 도서와 관련된 저작권 소송에서 15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이르렀다. 보상 대상에는 한국 작가의 책 21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대량 구매 시도는 AI 기업들이 영어권을 넘어 한국어 출판물까지 학습 데이터 확보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구매 요청의 배후와 목적은 여전히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