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와 라스베가스를 고속철도로 연결한다는 야심찬 계획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같은 브라이트라인 계열의 플로리다 고속철 사업이 예상보다 저조한 승객과 막대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챕터11 구조조정에 들어간 데다, 남가주-라스베가스 노선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개통이 2029년 말로 밀렸다.
플로리다에서 마이애미와 올랜도를 연결하는 브라이트라인은 25일 채권자들과 구조조정에 합의하고 챕터11 절차를 통해 약 6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열차 운행은 계속된다.
파산보호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이용객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데브트와이어 분석에 따르면 브라이트라인의 연간 승객은 약 350만 명, 매출은 약 2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회사가 2024년 예상했던 승객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매출은 전망치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관심은 자연스럽게 남가주와 라스베가스를 연결하는 ‘브라이트라인 웨스트’로 향하고 있다.
브라이트라인 웨스트는 랜초쿠카몽가에서 라스베가스까지 218마일을 최고 시속 200마일의 고속열차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랜초쿠카몽가에서는 메트로링크와 연결돼 LA 지역에서도 철도를 이용해 라스베가스로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사업 역시 자금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브라이트라인 웨스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30억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확보했으며, 연방 교통부로부터 35억 달러 규모의 면세 민간활동채권 발행도 승인받았다. 하지만 전체 건설비를 충당하기 위한 추가 민간자금 확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브라이트라인 웨스트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초 2026년 또는 2027년으로 제시됐던 개통 목표도 사실상 무산됐으며, 현재 회사가 제시하는 목표는 2029년 말이다.

여기에 플로리다 사업의 챕터11까지 겹치면서 서부 노선의 자금조달 능력과 사업성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플로리다 노선의 사례는 민간자본을 대규모로 끌어들여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승객 수입으로 투자비와 부채를 감당한다는 사업 모델의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브트와이어의 팀 하인스 글로벌 신용리서치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민간 고수익 채권에 크게 의존하는 도시 간 철도 사업은 성공시키기 매우 어렵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업은 공공자금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이트라인 웨스트 측은 선을 긋고 있다.
회사 대변인은 KTLA에 “브라이트라인 웨스트는 브라이트라인 플로리다와 별도 법인”이라며 플로리다의 구조조정에도 서부 노선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도 자금조달을 완료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LA-라스베가스 고속철도 사업이 무산됐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개통 목표가 이미 수년 뒤로 밀린 상황에서 추가 자금조달이 끝나지 않았고, 같은 브랜드의 플로리다 고속철 사업까지 대규모 부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브라이트라인 웨스트가 당초 계획대로 완주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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