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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한국영화에 점수 더 주지 않아”

"한국은 더 이상 영화 변방 국가 아냐""순수한 관객으로 보고, 전문가로 평가"

2026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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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뉴시스]
“그렇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한국영화에 점수를 더 주진 않을 거라는 겁니다.”

올해 칸영화제 겅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12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영화 관련 질문을 받고 “올해 한국영화가 3편이나 초대돼 다행”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감독은 심사위원인 미국 배우 데미 무어와 이삭 드 방콜레, 스웨덴 배우 스텔런 스카스가드, 아일랜드 배우 루스 네가, 중국 감독 클로이 자오, 벨기에 감독 라우라 완델, 칠레 감독 디에고 세스페데스, 스코틀랜드 각본가 폴 래버티 등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올드보이’로 칸에 처음 초청됐던 2004년을 떠올리며 “그때만 해도 정말 가끔씩 한국영화가 칸에 소개되는 그런 형편이었다”며 “불과 20년 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그 사이 변화가 컸고 한국은 더 이상 영화 변방 국가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칸엔 한국영화 3편이 진출했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경쟁부문에, 연상호 감독 ‘군체’는 미드나이트스크리닝에, 정주리 감독 ‘도라’는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박 감독은 그러면서도 이건 단순히 한국영화만의 성과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 현상을 두고 저는 그냥 한국영화가 잘해서 (세계 영화계) 중심에 진입했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의 중심 그 자체가 확장돼서 이제 더 많은 나라 더 다양한 영화를 포용하게 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인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을 한 적은 있었지만 심사위원장을 맡은 건 최초다. 앞서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2021년 배우 송강호, 2025년 홍상수 감독이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다.

박 감독은 칸영화제가 심사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을 땐 수락 여부를 두고 잠시 고민했다고도 했다.

그는 “약 5분 간 고민했다. 와이프에게 이 얘기를 하니까, 가지 말자고 하더라. 2017년에 심사위원을 해 본 적이 있어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볼 때 칸영화제에서 상을 여러 번 받는 등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봉사할 떄가 됐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했다. 박 감독은 칸에서 3차례 상을 받았다. 2004년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가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은 감독상을 차지했다.

박 감독은 심사기준에 대해서는 영화를 볼 땐 순수히 관객이 될 것이고 평가를 하게 될 땐 전문가가 될 거라고 했다.

그는 “순수한 관객의 눈으로 영화를 볼 작정을 하고 왔다. 정말 아무런 편견도 선입견도 고정관념도 없이 설레는 마음만 가지고 날 놀라게 할 영화가 무엇인지 기다리는 마음으로 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그러나 관람이 끝나고 회의를 할 때는 더 이상 그런 자세가 아니라 전문가로서, 영화에 대해서 뚜렷한 견해를 갖고 있고 역사를 알고 있는 전문가로서 평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정치와 예술에 관한 질문을 받고 “정치와 예술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예술의 적이라고 인식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또 정치적으로 경청할 만한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고 해서 그런 영화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훌륭한 정치적 주장을 말하고 싶어도 그것이 예술적으로 탁월하게 성취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예술과 정치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고, 예술적으로 잘 주장된다면 그것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다”고 덧붙였다.

K-News LA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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