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JTBC의 상징이었던 손석희 전 JTBC 뉴스부문 사장이 13년 만에 MBC 라디오로 복귀한다.
MBC는 22일 라디오 개편안을 발표하고 오는 29일부터 손석희가 진행하는 신규 시사 프로그램 ‘손석희의 12시’를 편성한다고 밝혔다. 손석희는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했던 MBC 표준FM ‘손석희의 시선집중’ 이후 13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오게 됐다.
방송계에서는 거물급 진행자의 복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손석희가 MBC 마이크를 다시 잡는 시점이 JTBC와 중앙그룹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과 겹치기 때문이다.
현재 JTBC는 206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상환 문제로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중앙그룹 계열사 전반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뒤 자금난이 가시화됐고, 법인카드 사용 중단과 비용 집행 차질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특히 월드컵 현지 취재진의 법인카드 사용이 중단되면서 일부 취재진이 개인 비용으로 취재를 이어가고 있다는 노조 측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JTBC 뉴스 브랜드를 만들고 성장시킨 핵심 인물이 경쟁 방송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복귀하는 모습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손석희는 JTBC 개국 초기 보도부문 사장과 뉴스부문 사장을 맡아 ‘뉴스룸’을 한국 대표 뉴스 프로그램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보도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특종을 통해 JTBC의 영향력을 크게 끌어올렸고, 당시 중앙그룹은 손석희 브랜드를 기반으로 종합편성채널 가운데 가장 강력한 뉴스 경쟁력을 구축했다.
그러나 JTBC가 오늘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무리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이 누적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손석희가 직접 현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JTBC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인물이자 과거 뉴스부문 최고 책임자였다는 점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더욱이 중앙그룹 내부에서는 법정관리와 구조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고, JTBC 구성원들은 회사의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 가운데 그룹의 상징적 인물이 경쟁사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로 복귀하는 장면은 씁쓸함을 남긴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손석희 개인의 방송 활동은 자유로운 선택의 영역”이라면서도 “JTBC를 대표했던 인물이 그룹 위기 국면에서 MBC로 복귀하는 모습은 상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석희의 MBC 복귀는 방송인으로서는 화려한 귀환일 수 있다.
하지만 JTBC 구성원들에게는 자신들이 일군 뉴스 브랜드의 얼굴이 회사를 떠나 경쟁사의 스튜디오로 향하는 장면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손석희가 MBC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바로 그 순간, JTBC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