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무장 상태의 23세 남성에게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 데퓨티들이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과잉 무력 사용을 주장하며 연방 민권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24일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 22일 리버사이드에서 데퓨티들의 총격으로 숨진 자크 라본(Jaque Rabon·23)의 죽음에 대한 책임과 수사 투명성을 요구했다.
유족 측 변호사 데일 갈리포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완전한 책임 규명과 투명성”이라고 밝혔다.
라본의 어머니는 아들이 래퍼를 꿈꾸며 가족을 돌보던 청년이었다며 “자크는 베푸는 사람이었고 우리 가족의 버팀목이었다”고 말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이 지난달 공개한 사건 관련 영상에 따르면 총격은 지난 1월 22일 리버사이드의 한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셰리프국은 당시 911 신고자로부터 라본이 자신을 위협했으며 수배 중이고 무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라본에게는 강도와 폭행 사건과 관련해 보석 불허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특수팀이 체포 작전에 투입됐다.
바디캠 영상에는 사복 차림의 데퓨티가 비표시 차량에서 내려 라본에게 “손을 보여라. 손을 들어라”고 명령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데퓨티가 차량에서 내리자 라본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달아났고 데퓨티들이 뒤쫓았다.
불과 몇 초 뒤 3발의 총성이 들렸으며 이후 다시 여러 발의 총격이 이어졌다. 영상에서는 결국 누군가 “사격 중지”를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셰리프국은 추격 과정에서 라본이 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고 몸에 지니고 있던 가방 쪽으로 손을 뻗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첫 총격이 시작될 무렵 라본의 손에 검은색 물체가 보였다고 주장하며 영상의 정지 화면도 공개했다.
또 라본이 첫 총격을 받고 쓰러진 뒤에도 계속 가방 쪽으로 손을 뻗어 이를 조작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 추가 총격이 이뤄졌다는 것이 셰리프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서 라본이 소지한 총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 측은 가방에 손을 뻗었다는 이유만으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느냐며 데퓨티들의 대응이 명백한 과잉이었다고 주장했다.
갈리포 변호사는 “쇼핑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며 “가방을 가지고 있거나 가방에 손을 넣었다는 이유로 사람을 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경찰이 아닌 사람이 쇼핑센터에 나타나 비무장 상태인 사람에게 20발을 쐈다면 즉시 구금되고 살인 혐의로 기소됐을 것”이라며 “왜 경찰에게는 법이 다르게 적용되느냐”고 비판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기존에 공개한 사건 영상을 참고하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총격 직후 가주 법무부가 수사를 넘겨받았다고 설명했다.
셰리프국은 “데퓨티 총격 사건 발생 당시 법무부가 수사를 맡았으며 셰리프국은 모든 증거와 영상을 제공하는 등 법무부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총격 당시 데퓨티들의 무력 사용이 정당했는지 등을 둘러싼 가주 법무부의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