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중국과의 대타협, 북한 정상외교보다 이란·쿠바 군사행동에 주목
중간선거 참패로 사실상 레임덕에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 동안 외교적 성과를 추구하는 대신 새로운 군사적 모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특히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과 쿠바의 정권교체를 겨냥한 군사행동이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로 꼽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는 4일 터프츠대 대니얼 드레즈너 국제정치학 교수와 컬럼비아대 엘리자베스 손더스 정치학 교수가 공동 집필한 ‘레임덕 트럼프의 위험성(The Dangers of a Lame-Duck Trump)’이라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두 전문가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의 국내 정치적 입지는 크게 약화됐지만, 외교·군사 분야에서는 여전히 대통령의 독자적인 권한이 막강하다고 지적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레임덕 시기에 외교적 유산을 남기기 위한 대담한 시도를 해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추진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와 쿠바 국교 정상화를 성사시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증파했다.
그러나 포린어페어즈는 트럼프의 상황이 과거 대통령들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미 첫 임기와 두 번째 임기 동안 북한과의 정상회담,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관계 정상화, 가자지구 휴전 등 굵직한 외교적 시도를 추진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 재개도 가능한 선택지이지만, 기존의 정상회담 방식만으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한 대규모 외교적 타협도 거론된다.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새로운 강대국 협의체를 구축하고 우크라이나 또는 대만 문제에서 타협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전문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질적으로 양보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시진핑 역시 대만을 중국의 내부 문제로 간주하고 있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포린어페어즈는 트럼프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추가 군사공격을 선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란이 추가 공격에 굴복하기보다는 걸프 지역의 미국 동맹국과 상선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어 중동 전쟁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국제 유가 급등과 세계 경제 위기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쿠바 역시 또 다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지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 왔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쿠바 공산정권 교체에 강한 관심을 보여왔다.
포린어페어즈는 트럼프가 이란 전쟁에서의 교착을 만회하고 역사적 성과를 남기기 위해 쿠바 정권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군사력을 동원한 정권교체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으며, 오히려 쿠바의 정치적 혼란과 대규모 난민 유입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전문가는 트럼프가 외교적 성과보다 백악관 시설 개조와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기념하는 사업 등 국내 활동에 집중하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포린어페어즈는 이러한 소극적 선택이 오히려 국제사회에는 가장 안정적인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중간선거 패배로 국내 정치에서 힘을 잃은 트럼프가 외교적 타협을 통해 평화를 추구할지, 군사적 행동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가 남은 임기 2년의 국제질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