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 휴전 협상하면서 투자 수익…7월 지분 일부 팔아 3억4,000만달러 회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가자전쟁 휴전 협상에 깊숙이 관여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군에 무기와 장비를 공급하는 방산업체들에 거액을 투자한 금융회사의 최대주주였던 것으로 드러나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쿠슈너가 설립한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는 이스라엘 대형 금융그룹 피닉스 파이낸셜(Phoenix Financial)의 최대주주다.
피닉스는 이스라엘군에 무기와 군사장비를 공급하는 최소 9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투자액은 모두 4억5,6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 최대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스(Elbit Systems)를 비롯해 군사용 드론 카메라를 만드는 넥스트비전, 포탄용 전자신관 제조업체 레셰프 테크놀로지스, 이스라엘 해군에 군함을 공급하는 이스라엘 쉽야즈 등이 포함됐다.
쿠슈너의 어피니티가 이들 방산기업 주식을 직접 보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닉스의 최대주주인 만큼 피닉스의 기업가치가 오르면 어피니티 역시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CNN이 확인한 9개 기업은 지난해 모두 주가가 상승했으며 상당수 업체는 가자전쟁 이후 사업이 크게 늘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논란이 되는 대목은 투자 시점과 쿠슈너의 외교 활동이 겹친다는 점이다.
어피니티는 2024년 7월 처음 피닉스 지분을 사들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기 불과 며칠 전인 2025년 1월 보유 지분을 거의 두 배로 늘리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쿠슈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텔아비브에서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 과정에 핵심 협상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쪽에서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전쟁 특수로 성장한 방산업체들에 투자한 금융회사의 최대주주였던 셈이다.
수익도 상당했다.
CNN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지난 7월 피닉스 보유 지분의 약 4분의 1을 3억4,000만달러 이상에 매각했다. 매각한 지분의 투자수익률은 최초 투자액의 5배가 넘었다.
일부 지분을 현금화하고도 어피니티는 피닉스 지분 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남아 있으며, 남은 지분 가치는 지난 7월 기준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쿠슈너와 피닉스의 관계도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CNN에 따르면 쿠슈너는 지난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피닉스 측과 “매우 적극적인 대화”를 하고 있으며 몇 주마다 회사 관계자들을 만난다고 밝힌 바 있다.
쿠슈너 측 변호인도 당시 쿠슈너가 피닉스 관계자들과 회사 운영 상황과 시장 동향, 전략적 투자 기회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쿠슈너 측은 그가 외교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피닉스 경영진과의 접촉을 크게 줄였으며 피닉스가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사고팔지 결정하는 과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CNN 역시 쿠슈너의 외교적 결정이 피닉스의 방산기업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쿠슈너의 개인 사업과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한 외교 활동은 별개라며 이해충돌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쿠슈너는 정식 정부 관료가 아닌 자원봉사 형태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외교에 참여하고 있어 일반적인 정부 고위 관리에게 요구되는 재산 공개와 이해충돌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방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도 지난 4월 쿠슈너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동 국가의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대표가 동시에 미국 정부의 중동 외교에 참여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가자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안 전쟁으로 매출이 늘어난 이스라엘 방산업체들에 투자한 금융회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거액의 투자수익까지 실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쿠슈너의 ‘사업가와 외교 협상가’라는 두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News LA 편집부>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