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지니아주에서 날지 못한 채 주택가 진입로에서 발견된 야생 매의 건강 이상 원인이 비만으로 밝혀져 화제다. 이 매는 이웃집에서 방목하던 닭을 잇따라 잡아먹으면서 몸무게가 지나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버지니아주 남서부 야생동물센터는 지난 2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몸무게가 910g을 넘는 붉은어깨매 한 마리의 사진과 사연을 공개했다. 이 매는 센터에서 약 1마일 떨어진 곳에서 날지 못한 채 발견됐다.
수의사들은 골절과 납 중독, 시력 이상, 머리 부상, 영양실조, 충돌이나 다른 동물과의 다툼으로 인한 멍 등 일반적인 원인을 먼저 살폈지만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결국 밝혀진 원인은 과도한 체중이었다. 센터 측은 매의 가슴뼈를 만져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방층이 두꺼웠다며, 너무 살이 쪄 날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야생동물이 사람의 개입 없이 비만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매가 사육용 매였다가 탈출했거나, 누군가 먹이를 줬거나, 불법으로 사육되다 풀려났을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이런 가능성을 제외한 뒤 매를 발견한 사람에게 주변에 방목하는 닭을 키우는 이웃이 있는지 물었다. 몇 주 뒤 제보자는 이웃집 닭들이 최근 몇 주 동안 눈에 띄게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해 센터에 알렸다.
센터 측은 매가 쉽게 사냥할 수 있는 닭을 반복해서 잡아먹은 뒤 인근 나무에서 쉬는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아침마다 닭들이 풀려나면 매가 한 마리씩 사냥했고, 배를 채운 뒤 다시 쉬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례가 웃음을 자아낼 수 있지만, 야생동물과 사람의 생활공간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날지 못하는 매는 다른 포식자에게 쉽게 잡아먹힐 수 있어 생존에 큰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센터는 야생동물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먹이를 주지 말고, 닭을 키우는 주민들은 사육장과 방목 공간을 덮개 등으로 보호해 야생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