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 방식의 선구매 후결제(BNPL) 앱은 신용카드 없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출업체들이 가정의 각종 생활비까지 BNPL 대출로 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출이 새로운 부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킷이나 신발처럼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이런 대출을 이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월급을 받으면 곧바로 생활비로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BNPL 업체들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전기·가스 등 공과금부터 월세까지 각종 생활비를 단기 대출로 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관들도 환자들이 BNPL 대출을 이용해 병원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한 업계 분석가는 이처럼 사용 범위가 확대되는 BNPL 대출을 현대 중산층을 위한 ‘운영자금’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새로운 부채의 덫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BNPL 대출은 전통적으로 정해진 기간 안에 대출금을 모두 갚으면 이자가 붙지 않는다. 하지만 상환이 늦어지면 연체료가 부과될 수 있고 신용점수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자가 발생하거나 은행 계좌에서 잔액을 초과해 돈이 빠져나가면서 초과인출 수수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특히 월급을 받아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만으로 빠듯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추가 비용이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BNPL 대출이 공과금이나 주거비처럼 매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생활비를 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BNPL 대출의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BNPL을 이용한 거래 규모는 1,6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불과 2년 전보다 거의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기본적인 원칙을 지킬것을 강조하고 있다. 살 돈이 없다면 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필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결국 대출이나 신용에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갚아야 할 새로운 빚이 계속 쌓이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특히 최근 수입보다 공과금 등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생활을 줄일수는 없고, 당장 이사를 갈 수 없는 상황에서 BNPL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공과금은 물론, 일반 필수 식료품, 그리고 출퇴근에 필요한 비용 등 그 어떤 거 하나 가격이 상승하지 않은 것이 없다. 주민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어떤 대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그 동안 가만히 있던 타이어가격마저 올린 상황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