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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까지 걸고 경쟁하는 보디빌더들…약물부작용으로 사망까지

선수들에게 불법 약물 투여 및 이뇨제 남용 지시 신장 부전·위궤양·고혈압·갑상샘 장애·심장 비대증 등 부작용

2022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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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BB 주관 대회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성부와 여성부 보디빌더들, 워싱턴 포스트(WP)는 보디빌딩 업계에 만연한 약물 남용 풍조와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출처: IFBB 인스타그램 캡처)

2021년, 체코 출신 보디빌더 알레나 코시노바는 스프레이 태닝 후 선풍기로 몸을 말리는 와중,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시노바가 공들여 키운 근육은 정말이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대회가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 코시노바는 심각한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을 잃었다. 구급차가 행사장에 도착하는 데는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렇게 코시노바는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코시노바의 코치인 셸비 스타네스는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디 앵글로는 스타네스의 코칭을 받았던 또 다른 보디빌더였다. 30세가 되던 해, 앵글로는 의사로부터 심장 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통보를 받았다. 의사는 심장이 악화된 원인으로 스타네스가 복용을 권고한 이뇨제를 꼽았다. 앵글로는 그해 전국 선수권 대회에서 부문 1위를 차지했지만, 결국 수천만원의 수술비와 함께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앵글로는 “나는 나보다 무모한 사람에게 내 생명을 맡긴 어리석은 행동을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영국 워싱턴 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약물 부작용으로 신음하고 있는 보디빌딩 업계에 대해 조명했다. WP는 전 세계의 보디빌더들이 코치로부터의 종용, 심판의 부적절한 판정 기준, 업계의 그릇된 관행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최대 규모 보디빌딩 연맹인 ‘IFBB’는 다른 프로 스포츠 연맹과 달리 소속 선수들에 대한 정기적인 약물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은 결성되어 있지 않고, 선수들에 대한 건강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않다. 선수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불법 약물들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 ‘피크 위크'(peak week)로 알려진 경기 전 1주일 동안은 약물로 키운 근육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신장(腎臟)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이뇨제를 남용한다. 몸속의 수분을 강제로 배출하기 위해서다.

일부 보디빌딩 선수와 코치들은 약물의 힘 없이는 ‘불가능한 몸’에 대해 심판들이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기조가 지난 몇 년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이들은 연맹과 다른 코치들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WP는 이러한 죽음의 레이스 끝에 경기 전, 후로 사망한 선수들이 셀 수 없이 많다고 전했다. 이들은 의사 면허가 없는 코치들로부터 약물과 호르몬제를 공급받았고, 의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복용량을 지시받았으며, 경기 전에 병원을 방문하지 말 것을 종용 받았다. 사망하지 않은 이들 또한 신장 부전, 위궤양, 고혈압, 갑상샘 기능 장애, 심장 비대증, 탈모, 불임, 섭식 장애, 우울증 등의 부작용을 겪어야만 했다.

코시노바의 사망 이후, ‘업계 최고 코치’로 인정받고 있던 스타네스 휘하의 수많은 선수가 보디빌딩계를 은퇴했다. 은퇴를 결심한 메기 키어는 스타네스가 스테로이드와 클린부테롤(과용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약물, 천식 치료제로 사용된다)을 복용할 것을 지시했으며, 복용 이후 우울증과 호르몬 불균형 증세를 겪었다고 밝혔다. 키어는 코시노바의 죽음이 그녀에게 업계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밝혔다. WP와의 인터뷰에서, 키어는 “나는 언젠가 내 아이를 가지고 싶다. 대회 트로피 한 개와 그것을 맞바꾸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 여론에 몇몇 보디빌딩 선수들은 약물 복용이 ‘개인의 선택’이었다며 코치와 업계를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여름 은퇴한 트리샤 스믹은 “누구도 약물 복용을 강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내 선택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내 선택은 내가 책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믹은 본인의 말처럼 ‘책임’을 졌다. 그녀는 심장마비로 인해 병원으로 실려 간 뒤 한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야만 했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의 에스칼란테 교수는 50대 미만의 나이로 사망한 보디빌더들을 부검한 결과 이들이 일반인보다 평균적으로 74% 무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심장 비대증은 보디빌딩 선수들이 사용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이며, 심부전, 폐 기능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스칼란테 교수는 “보디빌딩 선수들은 약리학에 대해 무지한 이들이 건네는 재앙의 레시피를 받아든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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